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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김이듬 (지은이)
민음사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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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9578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5-12-12

책 소개

시인이 직접 “오래도록 어둡고 우울한 음악을 들”었던 시간, 그리고 “올해 봄날이 잿더미 암흑세계”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파국적 경험 위에서 출발한다. 화재라는 현실적 재난 앞에서 시인은 생체발광처럼 “차가운 빛”을 만들고자 했고, 더듬듯 시를 켜는 순간 “절벽이 보였다”고 말한다. 이 시집은 바로 그 절벽 앞에서 쓰인 시들의 기록이다. 시는 위안이나 장식이 아니라 존재를 더듬는 최소한의 행위로서 다시 호출된다.
■ 지금, 김이듬이라는 이름
김이듬 시집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가 민음의 시로 출간되었다. 김이듬은 『명랑하라 팜 파탈』, 『히스테리아』, 『표류하는 흑발』, 『투명한 것과 없는 것』, 『누구나 밤엔 명작을 쓰잖아요』 등 다수의 시집을 비롯해,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 『디어 슬로베니아』, 『모든 국적의 친구』 등을 발표하며 시·소설·산문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구축한 이 다층적인 작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꾸준한 주목을 받아왔다. 전미번역상,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김춘수시문학상, 샤롯데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 국내외 주요 문학상을 수상하며 김이듬은 동시대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시단에서 지금 ‘김이듬’은 서사적 스토리텔링과 시적 비약이 가장 균형 있게 공존하는 이름이다. 김이듬은 개인의 체험과 동시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언제나 “바로 지금”을 쓴다. 자신이 겪은 사건과 감각을 언어로 즉각 호출하며 일상의 경험을 이미지와 구상성을 통해 시적 언어로 변환해 왔다. 이렇듯 직정성(直情性)과 현실성을 바탕으로 한 김이듬의 시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믿기 어려운 순간들을 정면에서 포착한다. 삶의 압력과 언어의 한계를 동시에 밀어붙이는 태도는 김이듬 시의 고유한 긴장이자 그를 동시대 시단에서 독자적인 위치에 서게 한 힘이다.
신작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는 시인이 직접 “오래도록 어둡고 우울한 음악을 들”었던 시간, 그리고 “올해 봄날이 잿더미 암흑세계”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파국적 경험 위에서 출발한다. 화재라는 현실적 재난 앞에서 시인은 생체발광처럼 “차가운 빛”을 만들고자 했고, 더듬듯 시를 켜는 순간 “절벽이 보였다”고 말한다. 이 시집은 바로 그 절벽 앞에서 쓰인 시들의 기록이다. 시는 위안이나 장식이 아니라 존재를 더듬는 최소한의 행위로서 다시 호출된다.
물리적 집의 상실은 곧 언어의 집이 무너지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시는 더 이상 안전한 은신처가 되지 못하고, 언어는 한때의 은유로 붕괴한다. 그럼에도 이 시집은 폐허에 머무르지 않는다. 불타버린 집과 무력한 언어의 집에 동시에 거주하면서도, 시인은 그 잔해 위에서 다시 언어로 ‘오지의 건축물’을 짓는다. 이는 완결된 미학적 구조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세워 올린 임시적이고도 절박한 건축이다.

■ 파국이 지나간 뒤에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미움이 없어 분노가 없어 관심과 눈치도 없이 봄이 지나갔다 지나고 보니 봄이었다 올리브유로 비누 만들기만큼 쉽게 지나갔다
봄에 나는 죽어 있었고 내가 죽으면 애인은 어찌 살까 걱정하지 않았다 애인은 내가 죽기 전에 죽었으니까 나의 집은 황무지가 되었다 풀들이 불에 탔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나는 벽돌만 한 비누를 집어 던 지지 않았다
—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에서

표제작이기도 한 이 시는 시집을 관통하는 윤리적 중심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라는 반복은 관용이나 용서의 선언이라기보다, 미움을 선택하지 않기로 한 결단에 가깝다. 이 시에서 봄은 찬란한 갱신의 계절이 아니라, “올리브유로 비누 만들기만큼 쉽게” 지나가 버린 시간이며,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인식되는 사후적 계절이다.
시인은 죽음의 상상, 불타버린 집, 관계의 붕괴를 통과하면서도 누구의 탓도 묻지 않는다. 자연재해조차 인간의 책임으로 환원되는 세계에서, 화자는 비난의 언어를 거부한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동생의 에피소드는 ‘미워하지 않음’이 무관심이나 비사랑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사회적 규범과 오해 속에서 상처받은 타인을 다독이는 장면은, 이 시집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감정이 연민과 사랑임을 드러낸다. “향기로웠다 봄이었다”라는 마지막 행은, 모든 상실 이후에도 계절이 감각으로 남는다는 사실을 담담히 확인한다.

■ 이별의 형식, 삶의 온도

가을 오후 네 시는 심란하고 황량한 벌판 같다, 가을 오후 네 시는 문상 가기 좋은 시간, 산 사람을 만나기에는 어중간한 시간. 가을 오후 네 시에는 맨발로 봐도 괜찮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
우리집에 올래? 나랑 차 한잔하러 와 줄 수 있겠어? 잼 과 스콘, 포도도 많아.
— 「애프터눈 티」에서

「애프터눈 티」는 이 시집의 정조를 가장 섬세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가을 오후 네 시라는 시간은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이 느슨하게 겹쳐지는 경계의 시간으로 설정된다. “문상 가기 좋은 시간”이면서도 “맨발로 봐도 괜찮은 친구”를 만나고 싶은 이 오후는, 파국 이후 삶이 도달한 감정의 온도를 정확히 가리킨다.
시 속의 화자는 티타임을 준비하듯 이별을 상상한다. 잼과 스콘, 음악과 옷차림을 고르는 장면들은 죽음을 비장하게 다루는 대신, 지나치게 평범한 감각으로 채워진다. 이는 삶을 붙드는 의지라기보다, 미워하지 않고 보내려는 태도에 가깝다. 마지막 만남이 마지막 헤어짐이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 속에서도 시는 끝인사를 유보하고 가벼운 포옹을 선택한다. 이 시는 파국 이후에도 취향을 고르고 음악을 고민하는 인간의 존엄을 조용히 보여 준다.

■ 시가 다시 밀려오는 경위

문학평론가 조강석은 이 시집을 “시가 다시 밀려오게 된 경위”로 읽는다. 파국을 통과하며 미적 범주 역시 용해된다. 미와 추, 우연과 필연의 구분은 의미를 잃고, 시는 의도와 계산을 내려놓는 ‘힘 빼기’의 상태에 도달한다. 그 과정에서 시의 핵이 되는 ‘심(心)’—촛불심, 연필심, 마음의 심—은 오히려 무심할 때 비로소 날아온다.
이 시집은 침묵과 내면 응시의 시간을 거쳐, 시 짓기의 재미와 창작의 동력이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보여 준다. 언어의 무력함을 정면으로 통과한 뒤에야 가능한 시, 더 이상 확신하지 않으면서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태에서 비롯된 시들이 여기에 실려 있다.
김이듬의 이번 시집은 재난 이후의 시, 언어의 무력함을 통과한 뒤에야 가능한 시에 대한 기록이다. 그것은 다시 쓰기 위한 선언이 아니라,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순간에 대한 증언이다. 파국 이후에도 시가 왜, 어떻게 다시 밀려오는지를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보여 준다.

목차

1부

이 세상에 없는 것 13
에튀드 16
소비뇽 18
봄, 비, 공원 20
현기증 22
산책 24
귀여운 여인 26
덜 떨어진 사람 30
귤 따기 체험 34
공용어 통신 36
쪽에서 쪽빛을 얻기까지 38
한여름 저녁 한 시간 반 40

2부
첫눈은 매년 첫눈이 된다 45
좋아하는 일 48
멀고도 가까운 이사 51
흼은 색깔이 아니다 54
똑같은 식물이 아니다 56
마그마 58
조감도 60
패터슨에게 62
나의 이방인2 64
심 수색 일지 68
시험 범위 71
풀은 노래한다 72
애프터눈 티 74

3부
즐거운 사람에게 봄날이 오면 79
우유부단 84
초봄 대피소 86
여름 야유회 준비 88
그때보다 지금이 나은지 90
재에 몸을 묻고 92
봄날 정경 93
오지의 건축물 98
불탄 집 아래 100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한 계절이 지나갔다 104
생활과 시 106

4부
여자와 사는 여자 109
넌 아직 재밌니 110
마르게리따 112
폭우가 우울을 부르지 않을 때 114
동경 게스트하우스 116
상주의 지혜 118
송년 120
사월 122
가을하다 125
빌러비드128
입동 무렵 130

해설_ 조강석(문학평론가)
시가 다시 밀려오게 된 경위에 대하여 133

책속에서

처음 듣는 음악처럼 귀에 들어온다
네가 올 거니까
새벽은 더 이상 푸른 절벽이 아니고
밤은 더 이상 미완의 종말이 아니다
-「에튀드」에서


우리는 참 가성비 없는 삶을 사는 거 같아 나의 본성은 하얄까 밤새 타이핑했는데 백지지 나만이 쓸 수 있는 걸 지은 것 같은데 귀에 익은 멜로디래
-「소비뇽」에서


14년 전에 낸 책에 나는 썼다. ‘사랑스러워’와 ‘사랑해’의 차이를 네게 설명해야 한다. 시집은 학습교재로 좋지 않다. 사랑에 어울리는 예문을 찾지 못해서 나는 맨날 무서운 얼굴일까? 올겨울 나는 너의 흙처럼 귀여워질 것이다.
-「귀여운 여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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