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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2982
· 쪽수 : 406쪽
· 출판일 : 2007-08-18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린아. 어디야?"
경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수린의 귀를 간질였다. 경빈은 다 좋았다. 요즘 속 되게 말하는 '완소남'인 그는 일본 만화에서 만난 F4의 하나자와 루이보다 더 아름다웠다. 문제는 간질간질 귀를 괴롭히는 바로 이 여성스러운 말투였다.
"우리 집 근처. 넌?"
"응, 압구정."
수린은 슬그머니 미간을 찌푸렸다. 경빈의 여성스러운 어투가 너무 귀에 거슬렸다. 여성스러운 것은 비단 그의 목소리뿐만은 아니었다. 남자치고 곱고 가는 선에 곱상한 얼굴하며, 딱 청소년기에 늘 끼고 살았던 순정만화 속 주인공이었다.
그러다 보니 경빈과 함께하면 늘 주위의 시선이 집중되곤 했다. 대부분, 아니 거의 모든 경우 수린이 많이 모자라다고 말하는 듯한 눈초리들이었다. 하지만 수린은 그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속에 든 것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더 대우를 받는 요즘 세태에 굳이 태클을 걸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질시 어린 눈빛들을 아주 우습게 '즈려밟아 줄' 만큼, 수린은 스스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을 향해 코웃음을 날려 줄 배짱 혹은 여유도 가졌고.
'더군다나 그는 내 남자잖아?'
"그런데?"
수린은 불퉁하게 말하면서도 슬그머니 입매를 올렸다.
"저기..."
수화기 너머 경빈이 우물쭈물했다. 수린은 속으로 혀를 찼다. 솔직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지나친 여성성향의 행동들이었다. 감정적이고 다소곳하며, 오히려 수린보다 더 차분하기까지 했다. 그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눈빛, 그리고 소담한 행동 때문에, 경빈과 함께 있으면 여자인 자신의 중성적인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곤 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