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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6171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08-11-04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체이스는 날 사랑해?”
“내가 먼저야. 날 사랑해?”
체이스의 얼굴에는 이미 체념의 빛이 어렸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 보니 해우가 먼저 그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 혼자 속삭였을 뿐이었다. 아니, 딱 한 번 있었지만 그건 자발적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오늘따라 별빛이 선명했고, 보름달이었다. 천천히 시선을 돌려 키 작은 해우를 내려다 봤다. 해우는 아직도 십 대 소녀의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예전보다는 한결 여성스런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면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눈을 감았다. 괜히 판도라상자의 뚜껑을 열려고 했나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날 사랑해, 체이스?”
그의 대답을 정확히 들어야지만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확신이 섰다. 그녀 때문에 그의 행복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와 왜 결혼했지? 아무 감정도 없이 왜 결혼한 거야?”
그는 그녀의 질문을 회피했다. 그녀의 입가에 슬픈 미소가 어렸다 사라졌다. 이게 바로 그의 대답일지도 모른다.
“미안해.” - 본문 중에서
“사랑해.”
그가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사랑한다고요?”
그녀는 그 말에 움찔했다.
“사랑해. 나도 아직 이런 감정에 혼란스러워. 이런 감정이 사랑인지 아니면 다른 감정인지……. 하지만 지금은 확신해. 해우를 진심으로 사랑해.”
해우는 그의 확신에 찬 말에 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눈을 내리깔았다. 도저히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할 수가 없었다. 체이스의 두툼한 손길이 그녀의 등을 토닥이다가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 순간 해우는 그 이상야릇한 감각이 온몸으로 퍼져 나가면서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난…….”
“Don't speak!(말하지 마!)"
그가 그녀의 몸을 살포시 떼어 내더니 그녀의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해우는 그의 바다 빛을 닮은 청록색 눈동자에 사로잡혀 눈조차 깜빡거릴 수 없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더니 그의 얼굴이 서서히 내려왔다. 그녀의 동공이 확대되었다. 하지만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가까이 다가오자 해우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뺨에 닿았다.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