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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9318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1. 사막의 오아시스, 김연수
2. 사막의 장미, 이석화
3. 사막의 미아, 임태준
4. 2009년의 사막
5. 사막 전갈
6. 사막에 내리는 비
7. 사막의 모래 바람
8. 사막의 모래 폭풍
9. 사막의 밤
저자소개
책속에서
장미꽃을 샀다. 여자가 남자한테 주려고. 순서가 바뀌었지만, 석화는 꽃 선물 같은 걸 싫어할 것 같지만…… 무언가 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깡패가 되지 않아서, 시시한 남자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그래서 고맙다고나 할까. 가슴을 한껏 부풀게 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설레고 또 두근거렸다.
그녀는 두 팔로 안아도 모자랄 만큼의 장미꽃을 사서 대기실로 향했다. 생각했던 것처럼 패션 매거진의 에디터들이 석화의 대기실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에 박하고, 화보 촬영이 아니면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한다고 한다. 이건 홍군이 준 정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안티도 많다고.
“이석화 씨와 짧게, 아주 짧게 인터뷰 좀 했으면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이석화 씨는 지금 메이크업을 지우는 중이라서요.”
홍군이 대기실 문을 막고 석화를 대신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있었다.
“홍군, 나 좀 들어갔으면 하는데?”
연수의 낭창낭창한 목소리에 모세가 바다를 가르듯 문 앞을 빙 둘렀던 사람들이 갈라졌다.
“이석화 씨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연수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석화 씨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관계로, 추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연수는 그렇게 말하며 대기실 문을 열고 안으로 쏙 들어갔다. 홍군은 여전히 보초를 서듯 밖에서 사람들과 대치 중이었다. 그녀는 문에 등을 기대며 석화에게 말했다.
“오늘 쇼, 좋았어.”
“어.”
“좀 놀랐어.”
그녀는 장미꽃의 향기를 맡으며 말했다.
“놀라게 해준다고 했잖아.”
“응.”
“근데 그 꽃은 뭐야?”
석화는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으며 물었다.
“음, 이거…….”
연수는 석화에게 다가가 장미꽃을 내밀었다.
“오늘 무대, 정말 좋았다고.”
“나 주는 거야?”
“응.”
연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왠지 창피했다.
“순서가 바뀐 것 같군.”
“알아, 보통 이런 건 여자가 받는 거라는 거.”
“아니야. 내가 말하는 건…… 꽃이 아니라고.”
“그럼?”
숙였던 고개를 든 연수가 묻자, 석화가 빙그레 웃었다. 그는 번개처럼 손을 뻗더니 그녀의 목덜미를 단단히 붙들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와락 안았다. 그리고 입술이 겹쳐졌다. 허리를 안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자신의 품에 당겨버렸다. 그 바람에 장미꽃잎이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수가 놀란 나머지 석화를 밀어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석화는 오로지 이 날을 기다린 것처럼 날랬다. 그가 그녀의 입술을 희롱하듯 핥으며 혀를 깊이 박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었다. 그의 손이 그녀의 턱을 뒤로 젖혔다. 그녀의 입안을 헤집으며 기쁨을 남김없이 배출한 그가 입술을 때고 씩씩거렸다.
“김연수, 너…… 많이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