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30598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0-08-03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꼭 가야 돼요?”
그녀의 목소리가 차가운 시멘트벽에 부딪쳤다.
“안 가면?”
“자고 가요.”
지은의 눈빛이 도발적으로 흔들렸다.
“그냥 손만 잡고 자지는 않을 텐데?”
태건의 눈빛이 깊어졌다.
“나 순진한 어린애 아니에요.”
그냥 잡고 싶었다. 아직 손안에서 느껴지는 그의 온기를 이대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따뜻해서 다시 차가워지고 싶지가 않았다. 오늘은 혼자 들어가 침대에 눕고 싶지가 않았다.
문이 열리고 지은을 따라 태건이 들어왔다. 신발을 벗기도 전에 그가 성급하게 그녀의 입술을 찾았다. 불쑥 들어 온 열기가 그녀를 집어삼켰다. 지은이 태건의 목에 팔을 둘렀다.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안고 싶었고 안기고 싶다는 본능만이 꿈틀거렸다.
태건이 두 손으로 지은의 허리를 들어 제 허리에 다리를 걸치도록 했다. 흥건하게 침이 젖어도 둘의 키스는 멈추지 않았다. 그가 침대에 지은을 내려놓을 때까지도 결박된 혀는 풀리지 않았다.
“한 가지 확실히 해두자.”
자신의 아래에 누워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지은에게 태건이 말했다.
“뭘요?”
“내가 당신을 안는 동안, 그러니까 현지은과 만나는 동안 다른 여자를 만나거나 안는 짓은 안 해.”
“그 말은 나도 당신을 만나는 동안은 다른 남자 만나지 말라, 뭐 그런 뜻이에요?”
“역시 현지은은 똑똑해.”
이게 뭘까? 진짜 연애도 아니면서 서로에게 충실하자 약속하는 건 어떤 의미인 걸까? 진지하기로 했지만 이것까지 포함된 건 분명 아니었다.
“대답은?”
태건이 지은의 볼록한 이마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대답을 요했다.
“나쁘지 않아요.”
혼란스러운 마음에 대답이 깔끔하지 않았다.
“다만 이 연극을 끝내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람이 생기면 그때는 속이지 말고 서로 말하기로 해요. 그리고 깨끗하게 안녕하기.”
감정 없이 만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왜 심장이 콕콕 찌르는 것처럼 쑤실까? 안녕이라는 말을 할 때 지은의 심장은 아팠다. 분명 통증이 느껴졌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