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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영어영문학 > 영미문학
· ISBN : 9788952114488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개정판을 내며
머리말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제임스 조이스의 생애
작품 해설
제임스 조이스 연보
책속에서
─스테파네포로스!
그의 목이 크게 외치고 싶은 욕망으로 죄었다. 하늘 높이 나는 매나 독수리의 외침, 바람에 몸을 맡겼을 때의 날카로운 외침을 외치고 싶었다. 이것이야말로 생명이 영혼을 부르는 소리다. 의무와 절망의 세계가 갖는 지루하고 무딘 소리가 아니다. 제단의 창백한 봉사로 나를 부르던 비인간적인 소리도 아니다. 야성적인 비상의 순간이 그를 해방시켰고 입술로 억누른 승리의 외침이 그의 뇌리를 가로질렀다.
─스테파네포로스!
밤낮으로 내가 잠겨 있던 공포, 나를 둘러싸던 불안, 안팎으로 나를 비굴하게 했던 수치──그것들은 이제 죽은 몸뚱이에서 떨구어 버린 수의가 아니고 무엇이랴.──그것은 수의, 무덤에서 입는 옷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의 영혼은 수의를 벗어 던지고 소년기의 무덤에서 일어난 것이다.
─예술가의 개성은 처음에는 하나의 외침이나 억양 혹은 기분이던 것이 차츰 흐르는 듯 경묘한 서술로 변하고 마침내 세련을 다하여 존재의 테두리 밖으로 사라지지. 말하자면 개성이 비개성화되는 거야. 극적 형식으로 표현되는 미적 영상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정화되고 반사되는 생명이야. 미의 신비는 물질 창조의 신비와 같이 이뤄지는 거지. 예술가는 창조의 신처럼 작품의 안에 혹은 뒤, 그 너머, 아니면 위에 있으면서 보이지 않게 존재의 테두리 밖으로 정화되어 사라지고 무관심하게 손톱이나 깎고 있는 거란 말이야.
어머니는 새로 장만한 내 중고품 옷들을 정리한다. 이제는 내가 집을 떠나 친구와 헤어져 혼자 사는 생활 속에서 사람의 진정이 무엇이며, 또 그 감정이 어떤 것인가를 배우게 되길 기도한다고 한다. 그리 될지어다. 아멘. 어서 오라, 인생이여! 나는 100만 번이고 나아가 경험의 진실과 마주칠 것이며 영혼의 대장간에서 내 민족의 아직 태어나지 못한 양심을 만들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