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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91433074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세계명작산책』 개정판을 내며
『세계명작산책』 초판 서문
머리말
프로스페르 메리메
마테오 팔코네
사내만이 연출할 수 있는 비정의 미학
모리 오가이
사카이 사건
단호함과 일치됨의 미학
가브리엘레 단눈치오
우상숭배자들
광기와 공격성이 빚어내는 처절미
헤르만 헤세
기우사
거룩함으로 승화된 비장미,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재주
S.W.스코트
두 소몰이꾼
문화의 차이가 빚어낸 비극
두광정
규염객전
천하를 양보하는 의기
러디어드 키플링
왕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
왕다운 죽음으로 왕이 된 건달
에르난도 테예스
그냥 비누 거품
심약한 정의를 압도하는 악의 강건미
조셉 콘래드
무사의 혼
명예, 용기, 위엄, 신의
가산 카나파니
가자에서 온 편지
불타는 태양 아래서의 선택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체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마테오는 아들을 땅에 묻을 때 쓸 삽을 가지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어섰다. 몇 걸음 안 가서 주세파와 맞닥뜨렸다. 그녀는 총소리를 듣고 놀라서 달려오던 중이었다.
“무슨 짓을 한 거예요?” 그녀가 소리쳤다. “심판.”
“아이는 어딨어요?”
“골짜기에. 내가 묻어줄 거요. 아이는 기독교인으로 죽었소. 미사곡을 부르게 했지. 사위 티오도로 비앙키한테 말해서, 우 리 집에 와서 같이 살도록 합시다.” - ‘마테오 팔코네’ 중에서
“프랑스 놈들은 잘 들어라! 나는 네놈들을 위해 죽는 게 아니다! 황국을 위해 죽는 것이다! 일본 사내대장부의 할복이 어떤 것인지 똑똑히 봐두어라!”
미노우라는 웃옷을 풀어헤치더니 단도를 왼손에 들고 왼쪽 옆구리를 힘껏, 그리고 깊숙이 찔렀다. 세 치 정도 내려 긋고 나서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해 오른쪽으로 칼을 당겼다. 이어 이번에는 다시 왼쪽으로 세 치가량 끌어올렸다. 칼을 깊숙이 집어넣어서인지 상처는 몹시도 크게 벌어졌다. 미노우라는 단도를 내던지고 그 상처 안으로 오른손을 쑤셔넣었다. 그리고 창자를 쥐어들고 몸 밖으로 꺼내며 프랑스 공사를 노려보았다.
기다리고 있던 바바가 칼을 뽑아 들고 목을 쳤으나 얕았다. “바바! 어찌 된 건가? 좀 더 침착하게 잘 보고 치게나!”라고 미노우라가 호령하였다.
바바의 두 번째 칼이 목덜미를 내리치자 뚝하는 소리가 났다. 미노우라는 다시 호령하였다.
“아직 안 죽었다! 다시 베어라!”
이 소리는 지금까지 외쳤던 그것보다 훨씬 커, 족히 3정은 울려 퍼지고도 남았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미노우라의 거동을 지켜보고 있던 프랑스 공사는 점차로 얼굴이 경악과 공포에 휩싸였다. 그렇지 않아도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처럼 불안하기 짝이 없었는데, 미노우라의 이 예상치 못한 외침을 듣더니만 앉아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발 둘 곳을 모른 채 안절부절못하기 시작했다. - ‘사카이 사건’ 중에서
“나는 여러분의 기우사였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난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잘 감당해왔습니다. 이제 정령들이 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난 이제 더 이상 성공을 거둘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나는 자신을 산 제물로 바쳤습니다. 이로써 정령들을 달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아들 투루가 새 기우사가 될 것입니다. 이제 나를 죽이시오! 그리고 내가 죽으면, 내 아들의 지시를 정확히 준수해주시오. 안녕히 계십시오! 누가 나를 죽게 해주겠소?
-‘기우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