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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2212337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09-08-25
책 소개
목차
곰|여름방학|가을 들판|갓파 구슬|크리스마스|별빛은 옛날 빛|봄이 되가|안 놔줄 테야|풀밭 위의 식사
리뷰
책속에서
“나.” 더 작은 목소리다.
“잠깐 동안이지만.” 아이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사람을 못 믿게 됐었어요.”
모닥불을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이 불그레하게 빛나고 있었다. 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똑같아 보였다. 입을 조금 벌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기쁜 듯하기도 하고 슬픈 듯하기도 한. 둘 다인 것 같기도 한 표정이었다. 아마 나도 에비오 군도 그런 표정으로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는 거겠지.
“하지만 이젠 그만뒀어요. ……사람을 못 믿는다는 건 슬프기만 해서 싫던걸요.” ('별빛은 옛날 빛' 중에서)
좋아한다고 말하면 거절당하는 카나에 씨는 남자 곁에 머물면서도 결코 남자를 가질 수 없는 여자였다. 카나에 씨는 필요 이상으로 남자에게 가까이 가지 않으려고 애쓰게 되었다. 원치 않게 돌아가게 될 수록 카나에 씨는 남자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남자와 가까이하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이 하염없이 부풀어가는 것이었다. ‘이래선 안 돼.’ 카나에 씨는 이렇게 생각하고 언제부턴가 남자를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함께 살아도 남자를 보지 않고 남자를 느끼지 않고 남자를 향하지 않고 그러는 동안에 남자가 있든 없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해에도 결국 카나에 씨는 돌아왔다. 다만 돌려보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돌아온 것이다. 남자와 함께 있어도 그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함께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봄이 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