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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감

사랑도감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은이), 오근영 (옮긴이)
  |  
살림
2012-05-01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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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감

책 정보

· 제목 : 사랑도감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2217431
· 쪽수 : 427쪽

책 소개

일본 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성 작가 1위, 아리카와 히로의 장편소설. 멋진 남자가 나를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해 주고, 외롭고 심심하던 주말을 즐거움과 모험이 가득한 행복한 주말로 만들어 준다면 어떨까? 연애소설의 여왕 아리카와 히로의 소설 <사랑도감>에는 뭔가 비밀스런 사연을 간직한 것 같은 잘생긴 남자와의 동거가 주는 가슴 두근거리는 기대감이 흐르고 있다.

목차

1 닭오줌넝쿨 7
Paederia scandens var. mairei

2 머위 꽃송이, 머위 그리고 뱀밥 41
Petasites japonicus & Equisetum arvense

3 달래와 갓 87
Allium grayi & Brassica juncea (L.) Czern

4 봄에 피는 들꽃: 민들레, 개갓냉이 그리고 속속이풀 121
Wild flowers ‘Spring’:
Taraxacum officinale, Rorippa indica & Rorippa islandica

5 고사리와 호장근 155
Pteridium aquilinum, & Polygonum cuspidatum

6 바위취와 물냉이 191
Saxifraga stolonifera & Nasturtium officinale

7 장딸기 223
Rubus hirsutus

8 개비름과 쇠비름 그리고 애플민트 257
Amaranthus lividus, Portulaca oleracea & Mentha suaveolens

9 명아주와 쑥 그리고 산딸나무 289
Chenopodium album var. centrorubrum(Chenopodium album),
Artemisia princeps & Benthamidia florida

10 돌아오는 계절 323

11 커튼콜 363
커튼콜: 오후세시 364
커튼콜: 오후 세 시 392

저자소개

아리카와 히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2년 일본 고치현에서 태어났다. 2003년 《소금의 거리》로 제10회 전격소설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화제가 된 〈도서관 전쟁〉 시리즈를 비롯해, 《사랑, 전철》 《시어터!》 《하늘 속》 《바다 밑》 《백수 알바 내 집 장만기》 《세 마리 아저씨》 《스토리셀러》 《식물도감》 《키켄》 등 많은 저서가 있다. 서평지 〈다빈치〉의 ‘BOOK OF THE YEAR 2011 종합편’에서 《현청접대과》가 1위를 차지했으며, ‘좋아하는 작가 랭킹 여성편’에서도 1위를 하는 등 폭넓은 세대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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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근영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소개했다. 『하룻밤에 읽는 신약성서』와 『하룻밤에 읽는 숨겨진 세계사』 등 하룻밤 시리즈를 다수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이상한 나라의 토토』, 『종이의 신 이야기』, 『내가 공부하는 이유』, 『르네상스의 미인들』, 『슈산 보이』, 『어머니』, 『생명의 릴레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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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어쩌다 행려병자가?”
“배가 고파 더는 한 발짝도 걸을 수가 없어서.”
“돈은?”
“가진 돈을 다 써 버려 무일푼입니다.”
“어머나……가여워라.”
남자가 경계심을 느끼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사야카는 어느새 남자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러자 남자가 움켜쥔 손을 사야카의 무릎 위에 턱, 올렸다. 그러고는 불쑥 말했다.
“아가씨, 괜찮으면 저를 좀 주워 가지 않을래요?”
……어쩐지 강아지의 앞발 같아.
무릎 위에 올려진 남자의 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가 던진 말이었다.
“주, 줍다니……무슨 유기견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을……. 풋!”
킥킥 웃고 있는데 남자가 다시 말했다.
“절대 물지 않을 겁니다. 예절교육을 제대로 받은 강아지입니다.”
“무슨……그러지 말아요!”
점점 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워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필시 이 순간에 어떤 마魔가 끼었던 게 아닐까.


조만간 아르바이트를 찾겠다고 선언하더니 자전거로 10분 정도 걸리는 편의점에 평일 심야근무를 확보한 듯 한밤중에는 사야카의 취침시간과 엇갈릴 정도의 시간에 집을 나간다.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김에 만들어 놓은 건지,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사야카의 아침식사와 도시락까지 냉장고 안에 준비해 놓고, 나갈 때는 집요할 정도로 열쇠와 체인을 꼭 잠그라는 다짐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밤의 분위기를 빌미로 한, 특별한 관계 따위는 진행이 될 리도 없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은 사야카가 일어나 렌지에 데운 아침식사를 먹을 즈음이다. 그리고 이츠키가 아침을 먹는 도중에 사야카의 출근시간이 된다. 그러고 나서 이츠키는 집안일을 대충 마치고 점심시간이 지나 잠을 잔다고 한다. 쇼핑은 미리 메모해 놓았다가 일주일에 한 번 한꺼번에, 저녁나절의 떨이세일을 노리는 것 같았다.
건전한! 지독하게 건전한!
요즘 세상에 고등학생 동아리 합숙에서조차 여러 가지로 일(!)이 벌어질 틈이 있는 거 아닌가?
괜한 불만을 삭이기 위해 사야카는 캐모마일 향기가 나는 목욕물로 얼굴을 적셨다.
……그렇지만.


“하여간 택도 없는 짓을 하고……이제 젊을 때랑은 다르다. 야스너한테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아키라는 어떻게 하라고 그래. 좀 사람이 생각을 하고…….”
다에코는 말을 하다 말고 또 눈물을 글썽였다.
야스는 수건으로 쥐어뜯듯이 머리를 닦으며 “아키라가 대체 뭐가 어떻게 됐는데?” 하고 물었다. “왜 누부가 우는 거냐고?”
그러자 다에코는 “안 울고 배기나!” 하고 화난 듯이 받아치더니 야스 옆 의자에 앉아 난로에 손을 쬐었다.
저녁,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불쑥 아키라가 찾아왔다고 한다. “아줌마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하고 평소와는 달리, 뭔가 골똘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 뭐든지 물어봐.” 하고 가벼운 어조로 다에코가 대답하자 아키라는 골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이은 것이다.
“우리 엄마……사고로 돌아가셨다던데, 무슨 사고였어요? 아줌마는 알죠? 가르쳐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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