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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 성 그 억압과 진보의 역사](/img_thumb2/9788952221216.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사
· ISBN : 9788952221216
· 쪽수 : 96쪽
· 출판일 : 2012-10-15
책 소개
목차
성의 개념
전통사회에서의 성과 여성
문화권 비교와 근대사회
근대의 성차별주의
성행동의 기저
맺음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은 언제부터 성행위와 임신과의 관계를 정확히 알아차렸을까? 문헌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바가 아니지만, 비교적 오랜 세월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원시사회에서 인류는 여느 동물들처럼 자연스럽게 교미를 통해 종족보존을 해왔지만, 그 결과로 생명이 태어난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땅이나 나무에서 싹이 트고 잎이 자라 열매를 맺고 어느 시점에 가면 모두 말라 죽고, 시간이 지나 다시 새싹이 트는 원리도 몰랐을 게다. 그렇다면 생명을 창출해주는 신비한 힘을 지닌 땅이나 나무 등의 대지는 원시인들에게는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삶의 에너지를 기(氣)라고 표현한 도교 논리에 의하면,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기가 약해지므로 건강과 장수를 위해 기를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음의 기가 부족할 때에는 양으로부터 기를 보충해야 하고, 반대로 양의 기가 부족할 때에는 음으로부터 기를 얻어야 했다. 그래서 나이가 든 여성이 기를 보충할 때에는 젊은 남성을 성적으로 상대해야 하고, 나이가 든 남성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과 성관계를 가지면서 기를 보충해야 건강과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와 반대로 자기보다 연상인 여성을 상대하는 남성은 상대방으로부터 기를 얻어올 가능성은 별로 없고, 그 대신 상대방에게 기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건강을 유지하여 조심하도록 했다. 젊은 여성도 마찬가지로 연상의 남성을 조심해야 했다.
본질론과 사회구성론의 주장들은 매우 뚜렷하게 대비되지만, 현실적 차원에서 성행동의 기저를 시원하게 설명한 것들은 아니다. 오히려 그 2가지 주장을 접목시켜서 설명하는 것이 더 적절하게 여겨진다. 결국 남녀간의 유전적인 차이와 사회?문화적인 영향 등 2가지 주장의 골격을 병합시켰다고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이나 이론들이 생겨났다(물론 이것들도 생물학적 차이를 인정한 상태에서 사회·문화적 영향을 고려한 이론들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사회·문화적 요소를 주장하는 여성주의 시각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 중 하나가 20세기 중반 사회학자나 심리학자들에 의해 개발된 사회교환(social exchange)이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