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52236166
· 쪽수 : 152쪽
· 출판일 : 2017-05-02
책 소개
목차
점수표 11
끊을 거야 24
망고 맛 사탕 36
그래, 너희나 해라 48
스피드 퀴즈 58
나는 떠돌이야 69
“My Lady!” 83
오디션 울렁증 94
준희는 대형 할인 마트 106
할머니, 가지 마 118
기저귀를 차고서라도 128
스타와 매니저 140
리뷰
책속에서
“야, 장으뜸 우리 반 아니냐?”
누군가 내 이름을 들먹였다. 얼굴이 훅 뜨거워졌다.
“설마. 동명이인이겠지.”
이야기를 주고받는 아이는 현영이와 혜진이다. 나는 현영이가 혜진이 말을 믿어 주기를 속으로 빌었다.
“흔한 이름도 아니고, 얜 딱 걔다.”
현영이는 고집스럽게도 자기 짐작을 굽히지 않았다.
“장으뜸 진짜 대박!”
다음 말은 뻔했다.
“공부 짱 못한다, 헐!”
“할머니, 나 독서 교실 끊을게.”
나는 연습 삼아 말해 보았다. 이 말을 들었을 때 할머니는 뭐라고 할까?
“또?”
대번에 이렇게 소리 지르겠지. 안 그래도 나 때문에 걱정하는 눈치던데.
며칠 전에 할머니, 엄마, 아빠가 대화하는 것을 들었다. 밤중에 세 사람이 곧잘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은 외삼촌 이야기다. 외삼촌 이야기만 했다 하면 세 사람은 흥분해서 자연히 목소리가 커진다. 그래서 내 방에서도 말소리가 다 들리게 되는데, 외삼촌에 대한 이야기 끝에 간혹 내 이야기가 꼬리처럼 붙곤 했다. 이번에는 내가 학원을 못 다니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였다. 세 사람은 왕따, 사회성 부족, 시험 공포증 같은 말을 하며 으뜸이도 걱정이네, 하고 마무리했다. 나는 세 가지 중에서 나를 가장 잘 설명한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걱정이네.’ 이 말이 가슴에 남았다. 내가 학원을 길게 못 다니는 것이 가족이 걱정할 만한 일인가. 그게 걱정이면 독서 교실 끊는다는 말을 어떻게 하나. 나는 그게 걱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