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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2772251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예술 산보를 시작하며
1장 공존 共存
외롭지 않을 만큼의 거리
6인의 화사, 그들이 온다 : 창덕궁 희정당의 벽화
건축가 구원씨의 일일 : 구보 박태원의 경성 산보
막다른 길, 어두운 집 : 박경리의 정릉집
아회도를 그리다 : 춘곡 고희동의 집
노상의 화가에게 길을 묻다 : 박수근의 창신동집
2장 애도 哀悼
나는 그 빛이 이끄는 대로 그대를 순례한다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 윤동주의 시작 공간
아무 곳에도 없는 여자 : 나혜석의 수송동 시절
낙원과 폐허 사이 : 종로3가, 기형도의 순례
귀향 이후, 애도 이후 : 조각가 권진규의 아틀리에
사라진 박물관 : 존재 혹은 부재하는 것들의 이유
3장 사유 思惟
응축된 시간과 장소를 기억하다
일요일의 돈암동집 : 박완서 소설 속 서울
오후 세 시, 학림다방 : 전혜린을 기억하며
부박한 세상에 외치다 : 성북동 심우장과 노시산방
나는 아버지를 넘어서야 하느니 : 김중업과 김수근의 건축열전
풍경과 이름 : 서촌이 품은 것들에 대하여
찾아보기|서울 예술 산보 가는 길
참고자료
리뷰
책속에서
그날 하루 종일 구보씨는 경성의 중심을 걷고 또 걸었다. 종로 제비다방을 오가며 벗을 만났다. 소설작법에 대해, 인생살이에 대해,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으나 뾰족한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우리는 열광했다가 금세 냉정해지고 만다. 이상은 동경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동경의 커피가 그렇게 맛있다니 끽다점 주인으로서 어찌 외면할 수 있겠나. 진보초에도 가고 동경대에도 가볼 테야.” 그렇게 말하면서 이상이 밀린 집세를 독촉하는 내용증명서를 구겨서 호주머니에 넣는 것을 구보씨는 보았다.
_ 49, 50쪽 ‘건축가 구원씨의 일일 : 구보 박태원의 경성 산보’ 중에서
춘곡의 집은 지정된 휴일 외에는 누구나 들어가 구경하고 고희동이라는 화가의 삶을 감상할 수 있다. 나에게는 옛집을 완상하는 취미가 있다. 쓰다듬으며 촉감을 느끼고, 오래 묵은 재료들이 한꺼번에 풍기는 냄새를 즐겨 흡입한다. 빛이 바랬거나 금이 가고 뒤틀린 지점은 오래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런 틈에서 건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_ 82쪽 ‘아회도를 그리다 : 춘곡 고희동의 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