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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4436274
· 쪽수 : 440쪽
책 소개
목차
초혼(招魂)
빛과 그림자
까치연
나, 항아(恒我)
달그림자
홍매화
초롱(草籠)
가연(佳然)
홍화(紅花)
준서(俊瑞)
동해 바다
연리목(連理木)
쌍그네
동심결(同心結)
백년가약
대관령
파종
독수공방
백정(白丁)의 칼
선물
정인(情人)
붉은 비단보(褓)
불꽃
진실
유품(遺品)
여명(黎明)
개정판을 내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고 난 뒤에 더 깊고 짙은 향기를 남기는 꽃이 있다면 바로 어머니가 아닐까. 벌써부터 어머니가 그리웠다. 그러나 그 붉은 비단보가 아무 데서나 함부로 펼쳐진다면……. 그 생각이 문득 들 때면 이는 그만 가슴이 뛰고 눈앞이 아득해졌다. 그것을 반드시 찾아야 했다. 어머니,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는 어머니의 혼을 애타게 부른다.
기름 먹인 종이로 만든 까치연. 창공을 날다가 우리 집 대나무 숲에 와 깃든 까치연은 해가 바뀌어도 아직 그대로 있다. 대나무 우듬지에 실이 엉킨 채로 팔락거리고 있었다. 그걸 볼 때마다 내 가슴도 새가슴처럼 팔락거렸다. 희고 고른 잇속을 보이며 웃던 얼굴이 해맑은 사내아이. 그럼에도, 그럼 그놈 그냥 거기 살게 놔두거라, 내 허락 없이는 내려놓지 말고, 배포도 좋게 어른스레 말하던 아이.
나는 날렵하게 춤을 추는 초롱의 몸에 빠져들면서도 마음이 베인 듯 초롱이 애틋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 “춤추는 게 그렇게 좋니?” 초롱이 꿈꾸듯 말했다. “응!” 그리고 덧붙였다. “춤출 때만 내가, 내 몸이 기쁘게 살아 있는 것 같아.” 그 대답을 듣고 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 말은 내 안의 깊은 속에서도 길어 올려지는 두레박 속 샘물 같은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릴 때면 나도 꼭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