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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43683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6-11-07
책 소개
목차
너의 봄은 맛있니
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
〔+김마리 and 도시〕
사과
아 유 오케이?
블루 테일
카프카 신드롬
서천꽃밭 꽃들에게
해설 | 재현된 여성과 여성적 실감 사이_박진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귤을 겨울의 맛으로 정했다. 내친김에 가을의 맛도 정해보기로 했다. 가을의 맛은 어려웠다.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사과지만 배를 외면할 수 없었다. 우리는 고민을 거듭하다가 가을의 맛을 사과와 배로 결정했다. 여름의 맛을 정할 차례에 여경은 일어나 침대에서 전기장판을 끌어 내렸다. 엉덩이가 차가워서 여름의 맛을 생각할 수 없다며 전원 버튼을 눌렀다.
. (「너의 봄은 맛있니」)
색소에서 풍기는 강렬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우유와 달콤한 팥이 어우러지자 독특한 맛이 났다. 붉은색 색소는 체리, 노란색은 참외, 파란색은 멜론, 보라색은 포도였다. 도현과 나는 경쟁하듯 숟가락질을 했다. 그러다 느닷없이 도현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순간, 차가운 사이다 향이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잠시 뒤 도현이 입술을 떼며 처음이라고 속삭였다. (「너의 봄은 맛있니」)
세탁소 여자의 늘어진 목이 우유처럼 희었다. 여자는 그 하얀 목을 홀린 듯 바라보았다. 만약 정말로 흡혈귀가 존재한다면 이 순간을 놓치지 않으리라. 소리 없이 다가가서 단번에 머리채를 휘어잡고 거침없이 송곳니를 박아 넣는다.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삶을 위하여. (「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