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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18182
· 쪽수 : 212쪽
책 소개
목차
첫 독자의 말 … 4
작가의 말 … 6
돌연한 시작 … 12
이름의 기원 … 26
두 아이 … 40
최초의 타이타닉 … 54
당신과는 다른 이야기 … 72
기다리다 … 92
기적의 비용 … 104
자발적 오독 … 112
여름의 흐름 … 124
시외버스 터미널 … 132
단 하나의 방 … 140
사소한 그림자 … 150
첫번째 눈송이 … 164
그날의 사랑은 … 170
나란히 놓였던 발 … 176
세계의 끝, … 184
완벽한 착륙 … 200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섣부른 질문들을 입 밖에 내는 순간 모든 게 멈춰버릴 것 같은 압도적인 예감 탓이었다. 동그랗게 자른 여자친구의 새끼손톱을 엄지손가락 끝으로 다정하게 만지작거리고 있는 이 남자아이가 갑자기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먼지 가루로 우수수 부서져 내릴 것 같았다. 첫사랑이 아닌 사랑들에서였다면 결코 견디지 못할 불안이었다. (「최초의 타이타닉」63쪽)
만 스물일곱의 민아는 1번의 자리에 오랫동안 첫사랑이라고 의심 없이 믿어온 이름 대신 빈 괄호를 그려넣는다. 비어 있는 그 여백을 검지의 지문으로 문질러본다. 무언가 아련한 향기를 머금은 실絲로 한 시절이 봉합된 기분이다. 나쁘지 않다. 2번부터 차례대로 그녀는 헤어진 연인의 이름들을써본다. 그녀의 펜이 4번에서 멈춘다. 아직은 편치 않은 이름이 거기 있다. (「당신과는 다른 이야기」74~75쪽)
연애의 초반부가 둘이 얼마나 똑같은지에 대해 열심히 감탄하며 보내는 시간이라면, 중반부는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를 야금야금 깨달아가는 시간이다. 급하게 몰아닥친 태풍은 어느새 그쳤고, 그 후에는 폭풍우가 쓸고 간 해변을 서서히 수습해가야 한다. (「당신과는 다른 이야기」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