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연극 > 전통극
· ISBN : 9788954621489
· 쪽수 : 437쪽
· 출판일 : 2013-06-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 책은 보도자료입니다
보고픔도 극심한 허기의 일종이다
1. 예기(藝妓), 이화우 흩뿌릴 제
지평선에서 약속이 있다
춤추는 슬픈 어미, 장금도
춤을 부르는 여인, 유금선
중고제의 마지막 소리, 심화영
2.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천리 아랫녘으로 영남춤을 마중 가다
춤으로 생을 지샌 마지막 동래 한량, 문장원
밀양강변 춤의 종손, 하용부
우조(羽調) 타는 '무학도인(舞鶴道人)', 김덕명
3. 득음(得音),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
소리 소문을 보러 가다
백 년의 가객, 정광수
"적벽강에 불 지르러 가요", 한승호
초야에 묻힌 초당의 소리, 한애순
4. 유랑(流浪), 산딸기 이슬 털던 길
보릿고개 언덕 위의 하얀 부포꽃
포장극장의 소년 신동, 김운태
흰옷 입은 심청 엄니, 공옥진
마지막 유랑광대, 강준섭
5. 강신(降神), 영험은 신령이 주지만 재주는 네가 배워라
한양 만신을 찾아서
아직도 '왕십리 개미'라오, 김유감
본향 꽃밭의 길라잡이, 이상순
작두 타는 비단 꽃 그 여자, 김금화
6. 풍류(風流), '춤의 삼각지대' 사람들
춤의 고을 사람들
춤을 일구는 농사꾼, 이윤석
한려수도의 마지막 대사산이, 정영만
진주라 천리에 제일무, 김수악
에필로그 스크롤바를 올리며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지더라도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전통에서 박수란 박과 박 사이에 존재한다. 열화와 같은 무엇이 아니라, 순간 튀어나오는 참을 수 없는 탄성이다. 가령 춤으로 친다면, 박을 밀려 밟으며 불안을 조성해 관객의 등을 의자 등받이에서 떼어낸다. 그리고 다시 화급히 당겨 밟아 몸을 젖히게 한다. 이렇게 무대의 박자에 관객을 개입시켜 쥐락펴락하면 서서히 소리 없는 박수가 고이고, 마침내 현란하고 아찔한 순간을 못 견뎌 “얼씨구!” 추임새를 넣고 마는 것이다.
「보고픔도 극심한 허기의 일종이다」
화려한 화문석 위를 디디는 버선, 솜버선을 신고 그 위에 겉버선을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당겨 신어 가늘고 도톰한 외씨를 만들었는데, 그 외씨의 유선형이 꽃자리를 사뿐히 밟자 물결이라도 번져나갈 것 같았다. 봄 우물에 떨어진 꽃잎의 파란같이 설레게 하는 발걸음. 춤이 나오기 전에 이미 춤이 충천해 있었다.
「아직도 ‘왕십리 개미’라오, 김유감」
공연이 끝나고 선생의 버선을 만져보았다. 앞은 솜버선, 뒤꿈치 부분은 홑버선이었다. 순간 또 찌릿했다. 아! 이것이 고수의 비결이구나. 뒤꿈치로 딛고 설 때 살갗이 닿는지, 살이 닿는지, 뼈까지 닿는지 극히 예민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앞발은 솜버선을 신고 그 위에 겉버선을 꽉 끼게 신어 유선형의 외씨를 만들어야 한다. 치마 끝에 살짝 보여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앞은 솜버선, 뒤는 홑버선이라는 자신만의 버선을 고안해 ‘유혹’과 ‘절제’를 한 켤레로 감당한 것이다.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지더라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