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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36629
· 쪽수 : 356쪽
책 소개
목차
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_007
신호 대기 _029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_055
유령의 집 _087
추석 전야 _119
간빙기의 밤 _151
먼산에 내리는 눈 _173
방학식 _191
거리의 마술사 _225
크리스마스 포커 _257
리와인드 _271
커피잔은 어떻게 해서 깨어지는가? _307
해설 | 권희철(문학평론가)
꿈은 사라지고의 역사 _317
작가의 말 _34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마치 그녀와 헤어지던 날 같다.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해야 할 말 같은 건 없는 것이다. 다음번이 없을 때, 말이란 언제나 무용해진다. _「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중에서
나는 그것이 사라지는 순간을 바라보았다. 알 수 없는 일은,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그 순간을 나는 언제나 놓치고 만다는 것이다.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했을 때, 그것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_「그녀는 거기에 있을 것이다」 중에서
내가 두려운 건 끝을 보는 거였다. 그녀가 직접 그 이유를 설명하는 거였다. 내게는 그냥 사랑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적당했다. 그냥 내가 싫어졌을 뿐이다. 거기에 다른 이유는 없어야 했다. 사랑이 시작되는 데 이유가 없는 것처럼, 끝나는 데도 이유가 없다. 그건 나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곳에서 결정되는 일이어야 했다. _「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중에서
우리는 하지 않은 일을 후회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우리는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이 뭔지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하지 않은 일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것을 생각할 때, 그 무한한 일들을 떠올려볼 때, 나는 오히려 이상한 안도감을 느낀다. 마치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올려다볼 때처럼. 아무도 저 별들 사이에서 길을 잃을 수는 없다. 아예 길이란 게 없으니까 말이다. _「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삶 속에서 죽음을 살죠. 그 사람은 삶 속에서 죽음을 봐요. 그러나 남우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애는 죽음 속에서 삶을 보는 애였죠. _「거리의 마술사」 중에서
이미 모든 게 일그러진 상태여서 나는 그 일그러짐에 익숙해지고 싶었고, 어쩌면 일그러진 대로도 잘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절대로. _「리와인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