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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40213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6-04-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7
덫 9
칠 개월 전 12
나를 조종하는 자는 누구인가 25
감시자들 39
기억을 따라가는 긴 여정 52
분노의 파편 67
아메리칸 홀리 83
분열, 숨겨진 이야기 102
아직 무너질 때가 아니다 116
뉴요커 128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들 145
사이코패스 혹은 소시오패스 158
나는 누구인가 171
몰락이란 이름의 만찬 192
적과의 동침 206
남은 것은 없다 221
마지막 테라피 238
최후의 한 수 251
마침내 일어서다 268
에필로그 280
작가의 말 28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가 죽을 만한 이유가 있다면 이 살인은 당연히 인과응보인 것이다. 그가 만약 죽을 만한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정글에서 죽는 가젤이 이유를 알고 죽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쪼록 그가 죽을 만한 이유가 있기를 바란다. 그런 존재감마저 없다면 어찌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냥 초원에 뛰노는 한 마리 가젤에 불과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본다면 그런 선량함 자체 또한 그가 죽어야 할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의 정신세계가 무죄라면, 그냥 삶과 세상이 부조리한 것일 뿐. 나에게 세상이 부조리했듯이 그에게도 세상이 부조리했을 뿐이지.
9·11 테러가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눈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하고도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플러싱의 한글 간판에 분노하는 백인들의 웅성거림을 애써 무시하며, 인종 혐오의 보이지 않는 벽에 둔감했다. 그날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자리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수천 명이 사망한 그 사건을 기억하자고 프리덤 타워라고 명명했지만 증오심은 어느새 만개했다. 완공 전 화장실 벽과 구석진 곳에는 인종 혐오 낙서가 뒤덮였다. 이방인과 유색인종을 향한 백인들의 분노는 아직도 가라앉지 않았다. 그 벽 위에 타일과 대리석이 덮여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는 그것이 남의 일인 줄 알았다. 내 아킬레스건이 절단된 것은 결국 9·11의 후유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