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기슭 새벽의 하늘

십이국 전도
대국도·경국도

서장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그렇다면 현군을 통해 하늘의 의향을 묻는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런 소리다만.”
“그럼, 그러면 하늘이 있는 것입니까?”
쇼류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사이는 등뒤에서 누군가에게 습격이라도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하늘이 있다? 그러면…… 그렇다면 어째서 하늘은 대국을 버리신 겁니까?”
“리사이.”
“하늘이 있고 천의가 있고 하늘의 신들이 계신다면, 어찌하여 조금 더 빨리 대국이 이렇게 되기 전에 돕지 않으신 겁니까? 대국의 백성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하늘에 기원을…….”

“누군가 대국을 구해야 합니다. 대국의 백성이 하지 않으면 누가 그것을 하나요?”
“그럼 …… 그럼 다시 한번 봉산을 찾아가 현군께 상담해보죠. 저나 다이키가 대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현군이 무엇을 베풀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나요?”
리사이는 말을 잃었다.
“하늘에 기대서 어찌할 겁니까? 도움을 기대해도 되는 이는 그에 소속되고 비호받는 자뿐이죠. 대국의 백성은 언제부터 하늘의 것이 되었나요?”
(중략)
“자신의 손으로 떠받칠 수 있는 것을 우리라 부르는 것이 아닐까요. 여기서 대국을 떠받치지 못한다면, 대국을 위해 구체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영원히 대국을 우리 나라라 부를 자격을 잃어요.”

그날, 세계의 북동쪽에 있는 대국戴國에는 아직 옅은 봄기운이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