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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51028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8-04-30
책 소개
목차
1부
스트랜딩
여기가 어딘가요
밤의 해변
물속으로
앨런
'신비'라는 병
노스탤지어
2부
토니오
마지막 비행
고래의 길
부탁
3부
유토
믿는 것과 믿기로 한 것
토니오의 이름
기록되는 기억
우토
오십 대 오십
비행
4부
야간열차
별자리 없는 하늘
만나길 원한다고요?
편지
프롬 토니오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누구인가. 이름은 무엇이었나. 눈을 감으면 희미한 연기 속에 신기루 같은 것이 떠오른다. 깊은 물속에 태양이 떠 있고 그 태양 속에 바다가 있고 그 바다엔 수중 사원 같은 세계가 있다. 시간이 녹아 있는 금빛 대기. 바람과 물결과 소리와 기억과 대화와 감각 속에 새겨진 태초의 언어와 지금의 언어. 그것들이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 아름답고 허무한 영원의 나라.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멀어졌고 추방당했다. 서서히 소멸되고 동시에 서서히 되살아나는 지금의 나와 옛날의 나. 나는 시간을 초월해 이곳에서 탄생하고 있다. 원래의 나로, 오래전의 나로, 죽음에 매인 유한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는 어디인가. 지금은 언제인가. 나는 이도 저도 아닌 시공간에 갇혀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사막 한가운데 불시착했다. 신경과 감각이 얼어붙은 듯 얼얼하다. 답답하구나. 초조하고 불안해.
“우리들에게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뭘까? 죽는 순간의 통증? 더 살 수 없다는 아쉬움? 아니야.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혼자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지. 떠나는 자도 남겨진 자도 같은 이유로 두려워하네.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죽음 저 너머로 떠나는 사람은 사랑하는 이들을 가슴속에 데리고 간다네. 남겨진 자들은 반대로 죽은 자들을 떠나보내지 않고 기억 속에 담아 함께 살아가지. 데쓰로 자네처럼 말일세. 그것이 기억이고 추억이야. 그것은 환상이나 환영 같은 것이 아니야. 영혼은 바로 그곳에 머문다네. 그리고 절대로 사라지지 않아. 내가 앨런을 만나고 온 것처럼. 만날 수 있지. 아니, 반드시 만나게 되네. 죽은 자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누군가가 간절히 찾는다면…… 언젠가는 만날 수밖에 없어.”
“나는 토니오가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모릅니다. 내가 아는 건 그가 이곳에 돌아오기 위해 시간을 건너고 바다를 건넜다는 겁니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