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4652926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8-09-1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1부 세월은 약이 아니다
누에들의 방 | 소쩍새 우는 밤 | 저는 아주 천천히 어른이 되고 싶어요 | 부모님 전 상서 | 파울 첼란의 『죽음의 푸가』 | 세월은 약이 아니다 | 학교는 어디에 있는가 | 보름달 아래서 | 군대 이야기 |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 진부역
2부 우리 모두 따사로이 가난했던 시절
심곡 헌화로 | 뙡마을 | 왕산 배나드리 | 오대산과 대관령 | 가시연 | 강릉 바다 | 주문진 향호 | 정동진 | 진고개 | 삽당령 | 밤재 | 닭목령 넘어 피덕령 가는 길 | 부연동 | 숨어 있는 강원도의 거친 맛
3부 성화대의 불은 꺼지고
그 시절 대관령에선 거의 모든 소년들이 스키선수였다 |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었다 | 길, 한 오백 년 | 외등 | 컬링, 돌과 돌이 박치기하는 소리 | 그곳에 암자 한 채가 있네 | 하늘을 날고 얼음 위를 달렸다 1 | 하늘을 날고 얼음 위를 달렸다 2 | 강릉, 조르바의 춤 | 정선, 앞산 뒷산에 빨랫줄을 매고 살지요 |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 이번에 정차할 역은 진부역입니다 | 어떤 사랑의 시작을 위한 춤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 크로스 | 탑, 그 위에 뜬 달 | 열일곱 장의 티켓을 둘러싼 단상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껏 나는 취한 말들의 공격만 받으며 살았던 걸까. 나 역시 나보다 약해 보이는 누군가에게 취한 말들을 던져온 것은 아닐까. 그 말에 누군가 마음의 상처를 입고 아파했던 것은 아닐까. 다른 이들이 던진 취한 말에는 온갖 괴로운 표정과 신음을 토해놓곤 내가 던진 취한 말엔 모르는 척, 기억나지 않는 척, 대수롭지 않은 척 등을 돌려버렸던 건 아닐까. 내가 던진 말은 절대 취한 말이 아니라 진심을 담은 말이었다고 고집하며 서둘러 그 자리를 도망쳤다는 죄책감이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으니. 취한 말뿐만 아니라 취한 행동까지 저질러놓곤 억지로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_「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에서
어쩌면 얼음은 겨울의 혹한이 가져다준 선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배가 없는 우리들이 언제 드넓은 호수 안쪽으로 들어가볼 수 있겠어요. 얼음이 없으면 그 호수 밖에서 호수를 바라볼 뿐이지요. 호수에 떠 있는 청둥오리들을 부러워하는 게 전부겠지요. 호수 위를 날아가는 고니나 두루미를 눈길로 따라갔다가 되돌아올 따름이겠지요. 호수 속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들에 대한 상상만 펼치다가 이내 시무룩해지겠요. _「주문진 향호」에서
오르막과 내리막, 그것은 터널이 있든 없든 고갯길의 운명이다. 인생의 어떤 비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고갯길을 넘으며, 터널을 통과하며, 우리네 인생을 곰곰 되짚어보는 모양이다. _「밤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