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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53367
· 쪽수 : 264쪽
책 소개
목차
네가 이 별을 떠날 때 _007
작가의 말 _26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죽는 거 생각보다 마음이 편해. 아늑하고.”
그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좀 우쭐한 마음까지 들었다.
“정말이라니까. 내가 죽어봐서 알아.”
“……”
“그러니 아무리 울어도 네 엄마는 지금 혼자서 기분좋아할걸?”
친구는 더욱 서글프게 울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은 아직 안 죽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훗날 마음이 울적하거나 죽을까봐 겁이 날 때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죽는 것은 사실 쉬워, 느낌도 좋아, 이런 근사한 방법이 최후의 수단으로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야, 이렇게 넘어가곤 했던 것이다. 사춘기를 통과할 때도 그랬고, 거대한 풍랑을 만나 배가 위태로울 때 특히 도움이 되었다.
밤낚시란 지루한 행위다.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름다운 별들과 별빛을 반사하며 출렁이는 바다, 허공을 지나가는 등대 불빛이 아름답다고 생각할 테니까. 물론 아름답다. 그렇지만 그런 것은 날마다 그 자리에 있다. 우리는 돌아보면 늘 있는 것에게는 아름답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신비로운 이야기는 상상과 비밀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실토 한마디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전쟁을 싫어했던 생텍스는 계획 항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바닷가를 비행하다가 총격을 당했고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 끝이다. 모든 이야기는 그렇게 끝난다. 그게 상식이다. 그런데 나에게 온 아이 때문에 끝났던 이야기가 이어지는 이 상황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