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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657501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19-08-26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는 동안 노벨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울려퍼졌다. 어쩌면 내가 이미 시공간적 방황의 상태로 넘어간 것은 아닐까? 존재의 어느 한 군데에 난 구멍 속으로. 어쩌면 유예 상태의 자살자, 죽은 자이자 동시에 산 자와 같은 내 상태가 이러한 평온함의 경지로 이끈 것은 아닐까? 더이상의 두려움도, 불안도, 아주 사소한 형이상학적 의문조차도 나를 괴롭히지 못했다. 난 이제 자동차 뒷좌석에 내팽개쳐진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시체나 다름없었다. 어떤 타격에도 상처를 입지 않는 무기력한 몸뚱이에 불과했다.
“모든 국민들은 태어날 때부터 똑같은 성공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불평등이란 출생의 임의성이나 그와 관련된 사회적·경제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각자 다른 노력이나 재능이 이유가 되었을 때에만 용인될 수 있는 것입니다. 스포츠에 비유해 얘기하자면, 우리가 결승점에 모두 동시에 도착할 수 없다는 것은 정당하고 공평한 것이죠. 하지만 거기엔 우리 모두가 똑같은 출발점에서 달린다는 조건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선 당신이 우리 제안을 받아들인 것을 진심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선생님. 이 기회를 받아들임으로써 국가에 엄청난 공헌을 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이 놀라운 실험에 동참하기로 결정한 당신과 또다른 선구자들 덕분에 이제 곧, 어쩌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삶을 살게 될 테니까요. 기회의 평등이 마침내 실현되는 것이지요. 그리하여 우리의 경제적·사회적 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