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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4671200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20-04-10
책 소개
목차
서문: 나는 그저 이야기 배달꾼
1부 아킬레우스의 전투 거부와 제우스의 계략
1.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사내
2. 트로이전쟁의 서막
3. 제우스의 계략
4. 전투 재개
2부 피에 미친 전쟁광들
5. 신을 상처 입힌 인간 디오메데스
6.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바쳐야 해요
7. 헥토르 대 아이아스
8. 살육전
9. 아가멤논의 회유
10. 심야 급습
11. 격노하는 양측 진영
12. 그리스군 방벽 돌파 작전
13. 포세이돈, 삼지창을 들다
14. 아프로디테의 마법 코르셋을 입은 헤라
15. 그리스 함선에 불이 붙다
3부 마지막 전투
16. 신에게 죽임을 당한 자
17. 파트로클로스의 시신을 사수하라
18. 대장장이 신이 만든 새 무구
19. 친구의 제사
20. 신들의 전쟁, 트로이전쟁
21. 불붙은 강
22. 아킬레우스 대 헥토르
23. 장례경기
24. 세 여인의 애가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분노의 서’라고 부른다. 그 옛날, 사람들이 불가에서 이야기를 들을 적에는 그런 제목이었으니까. 배달꾼으로서 내가 할 일은 이 놀라운 이야기를 재미있고 절절하고 으스스한, 날것 그대로의 원전에 최대한 가깝게 전달하는 것이다.
헥토르는 수치심을 느낀다. 창을 들고 그리스군을 향해 달려간다. 아레스가 그와 함께한다.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얼룩진 그림자가 드리운다. 아레스가 지나가는 곳마다 트로이군은 누군가의 목을 따는 상상을 하며 이게 얼마나 식은 죽 먹기인지 깨닫는다. 그리스인의 간에다 창을 똑바로 박아넣고 놈의 값비싼 갑옷을 빼앗아 짭짤한 이문을 남기고 판다는 게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생각한다. 죽이고 죽이고 죽이는 것, 이 얼마나 수월하며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헥토르는 서둘러 가는 길에 아버지의 집에 작별을 고하며 벽에 있는 돌을 만지고 석재를 하나하나 마음에 담는다. 열 세대가 매달려 그 돌을 다듬어 완성했다. 전부 사라지겠지. 전부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