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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89496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2-12-05
책 소개
목차
기획의 말_정세랑
무라타 사야카(일본)─無
역자 해설
알피안 사아트(싱가포르)─아내
역자 해설
하오징팡(중국)─긍정 벽돌
작가의 말
위왓 럿위왓웡사(태국)─불사르다
역자 해설
홍라이추(홍콩)─비밀경찰
역자 해설
라샴자(티베트)─구덩이 속에는 설련화가 피어 있다
역자 해설
응우옌 응옥 뚜(베트남)─도피
작가의 말
롄밍웨이(대만)─셰리스 아주머니의 애프터눈 티
역자 해설
정세랑(한국)─절연
대담 | 정세랑×무라타 사야카 이전 시대와 헤어지는 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의 그린 걸이나 상복 걸이나 리치 내추럴이 딸 세대에서는 ‘무’일 터다. 우리 세대에 비하면 사뭇 검박하고 따분한 인상이라 그게 어디가 재미있을까 싶지만, ‘무’가 한창 유행일 때 ‘무’로 살아가는 것처럼 즐거운 일도 또 없을 것이다.
나는 내 세대의 전형적인 어린 시절과 사춘기를 보내고, 전형적 가치관을 지니고 전형적 연애와 결혼을 해서 동세대의 전형적 인생을 살고 있다. 만일 다른 세대에 태어났다면 그 세대의 전형이 되어 있을 자신이 있다. 그러므로 딸이 딸 세대의 전형적 인생을 사는 일에 의문은 전혀 없었다.
_ 「無」
가족과 이야기할 때마다 사우다는 진이 빠졌다. 할렘이나 컬트 집단밖에 떠올리지 못하는 상대를 설득하려 해도 무의미하지 않은가. 가족이 경고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 낼수록 이 상황이 얼마나 명쾌하며 완벽하게 우아한지가 보였다. 두번째 연인이 첫번째 아내가 된다. 첫번째 연인이 두번째 아내가 된다. 그 대칭성 위에서 언젠가 여성 동지들의 친밀한 얽힘이 숙성되리라.
_ 「아내」
그의 주위는 온통 영롱한 색으로 빛났다. 지면의 벽돌은 황금빛과 오렌지빛으로 반짝이거나 부드러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저우춰는 퍼포먼스를 하는 내내 땅바닥을 힐끔거렸고, 상큼한 황록색이 나타날 때면 특히 고무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벽돌이다. 매끄러운 질감과 표면의 광택이 흡사 세계에 강림해 지혜를 드러내는 신기神器가 아닌가.
_ 「긍정 벽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