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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4691567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3-06-15
책 소개
목차
1장. 독경
2장. 분향
3장. 법화·상주 인사
4장. 경야 후 음복
5장. 대기실
리뷰
책속에서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있는 건 역시 선생님 덕분이다.
중학교 때와 스무 살 때, 만약 선생님을 못 만났다면 인생이 더 개판이 됐든지 어쩌면 자살이나 객사를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로 생명의 은인, 아니, 내게는 신이다.
그런데 제대로 보답도 하기 전에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말았다. 아아, 계속 눈물이 난다…….
신고가 범인이 아니라면 누가 범인이란 말인가. 내 방에 들어와서 몰래 도청기를 설치할 수 있는 사람은 신고를 빼면 쓰보이 선생님 정도다. 하지만 쓰보이 선생님은 교장일 적부터 컴퓨터를 못하는 걸로 유명했다. 워드프로세서 초심자 수준에서 멈췄다고 자학적으로 말하던 게 기억난다. 그런 사람이 협박장은 어떻게 간신히 인쇄한다 치더라도, 인터넷에 비방 글을 올릴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무슨 의심을 하는 거람? 쓰보이 선생님이 범인일리 있나!
하필이면 선생님 경야 자리에서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내가 어떻게 됐나 보다. 난 급히 고개를 휘휘 내저어 느닷없이 머릿속에 떠오른 황당한 생각을 떨쳐냈다.
그리고 자신이 범인이라고 절대로 의심받지 않을 장소를 찾아 메구로 구 주택가의 인기척 없는 신사로 남편을 데려가서 죽였다. 그런데 신사 계단에서 떨어뜨리려 하자 남편이 저항하여 쓰보이 씨 운동복에 달린 교표를 잡아 뜯었다. 쓰보이 씨는 그 사실을 몰랐거나, 아니면 알았지만 지나가는 사람에게 목격당할까 봐 달아났거나, 그런 사정으로 회수하지 못했다. 에이, 설마 쓰보이 씨가 살인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전부터 생각했다. 쓰보이 씨는 신 같은 사람이라고.
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이웃으로 쓰보이 씨와 몇십 년이나 알고 지내는 동안 몇 번이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쓰보이 씨의 눈은 가끔 인간의 지혜를 초월하여 모든 것을 꿰뚫어 보듯 정체 모를 무서운 빛을 띠곤 했다. 어쩌면 그 눈으로 인간이 숨긴 악한 부분과 더러운 부분도 모조리 들여다보는 것 아닐까. 그리고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자에게는 그야말로 신처럼 보통 사람의 힘으로는 절대로 피할 수 없는 벌을 내리는 것 아닐까…….
물론 단지 내 감일 뿐 구체적인 근거는 없었다. 실제로 내가 쓰보이 씨에게 무서운 일을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결국 쓰보이 씨는 그대로 세상을 떠났으니 그저 정말로 신같이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일 분 전까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