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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91673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23-02-24
책 소개
목차
채권
해럴드 배너 _009
나의 인생
앤드루 베벨 _149
회고록을 기억하며
아이다 파르텐자 _221
선물
밀드레드 베벨 _421
감사의 말 _477
옮긴이의 말 _479
리뷰
책속에서
평생 자족적으로 살아왔다는 점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문득 세상을 완전하게 만드는 건 친밀함이라는 걸 깨달으면, 친밀함은 참을 수 없는 짐이 될 수 있다. 축복을 발견하면 그 축복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니 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에게 과연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권리가 있는지 의심한다. 사랑하는 상대가 자신의 숭배를 지루하다고 느낄지 모른다고 걱정한다. 상대에 대한 갈망이 그들로서는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드러났을지 몰라 두려워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 모든 의문과 걱정의 무게에 허리가 굽어져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되고, 동반자 관계에서 새로 발견한 기쁨 탓에 이제는 떨쳐버렸다고 생각했던 고독을 더욱 깊이 표현하게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각자가 승리에 있어서는 적극적 주체이지만 실패에 있어서는 수동적 객체일 뿐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승리하는 건 우리지만, 실패하는 건 우리가 아니다―우리의 통제력을 벗어난 힘 때문에 망가지는 것뿐이다.
헬렌이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적막한 폐허와도 같았다. 무언가 망가지고 버려졌다. 존재가 소진되었다. 그녀의 눈은 벤저민을 보지 않았다. 그저 벤저민이 안쪽의 잔해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벤저민은 허리를 숙이고 그녀의 그을린 이마에 입을 맞춘 뒤 그녀가 무척 용감했다고, 잘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가 미소 짓고 있는 것이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