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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9469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2-11-16
책 소개
목차
1부 꽃에 다다르는 병
점점점/ 나비가 쓰고 남은 나비/ 정형외과/ 백야/ 파종/ 피고인/ 다음 도착지는 암암리입니다/ 그늘/ 식빵을 기다리는 동안/ 수평선/ 다닥다닥 빨강/ 꽃병/ 수국아파트
2부 뭉치면 한 마리, 흩어지면 백 마리
그래그래/ 올리브, 유/ 인터뷰는 사양할게요/ 과거도 현재도 주성분이 우유입니다/ 정말을 줄까 말까/ 방치/ 우기/ 계단이 오면/ 처음인 양/ 선두를 존중합니다/ 먼지 고양이/ 기우뚱하면 안 되니까/ 아무렇게나 엉키고 쉽게 끊어지지만/ 괜찮아요, 좀 늦긴 했지만/ 마스크/ 오후 혼자서
3부 둔부도 없으면서 두부는 서 있다
몽상가/ 돌이켜보면 모두 파랑/ 헌터/ 이기려고 두부가 되는지 져서 두부가 되는지/ 봄날/ 밤마다 감자/ 벚꽃 습관/ 노랑/ 극단적 선택/ 동호대교/ 최소한의 여름/ 발레리나/ 나는 나와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 우리가 자욱해질 때/ 사람이 될 듯 말 듯/ 복어는 로또 공처럼
4부 내 울음은 내다 걸지 못합니다
비눗방울로 메아리를 낳자/ 염치읍민입니다/ 불면/ 남의 일처럼/ 사투와 화투/ 새를 끄고 싶다/ 그도 염치읍민입니다/ 돌로 사는 법/ 숲, 숲 부르면 쉿, 쉿/ 양면성/ 주의 사항/ 쓸데없는 책임감/ 파닥파닥이 지치면 바닥이 된다/ 속옷 빨래라서/ 묻지도 않고
해설_나를 닮은 시, 시를 닮은 나
박혜진(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일 초마다 눈을 깜빡이고, 일 초마다 줄어들면서
촛불은 어둠에 둘러싸인다는 걸 알기나 할까요
잠들기 전
머리맡 종이를 당겨
글씨 위에 글씨를 씁니다
헝클어진 생각은 봉두난발이지만
아무리 검게 칠해도 빈틈을 비집고
별이 뜹니다
아맘니, 아맘니 입술 부딪히며
암암리에는 밤새 덜 마른 생각이 반짝거립니다
_「다음 도착지는 암암리입니다」 부분
엄마, 양은 처음 보아요.
처음이라 말하는 순간 처음은 사라집니다.
양이라 말하는 순간 양은 사라집니다.
양이 사라진 풀밭에서 양이 풀을 뜯습니다.
양양에도 대관령에도 딸을 데리고 갔는데, 양떼 목장에 가긴 갔는데 양이 사라진 풀밭에서 눈썰매만 탔습니다. 갈대를 뭉쳐놓은 듯 몰려다니는 양은 안 보여주고, 새하얀 양만 그리게 했습니다. 번제를 올리느라 화면에서 양이 피를 뿜을 때 딸의 눈을 가렸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양은 안 보여주고 양 주변만 맴돌게 했습니다.
_「처음인 양」 부분
생각에게 관심을 주니까 생각이 계속 자란다.
생각이 나아가게 내버려둔다.
멈추지 않고
비닐봉지가 이리저리 구르고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적지를 잃은 것 같아 우체국에 가서 물어본다.
여러 골목을 지나서 도착하는 내 생각을
누가 마중나올까?
궁금해하며 다음 신호를 기다린다.
_「오후 혼자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