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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5617009
· 쪽수 : 472쪽
책 소개
책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 잔인하게 대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적어도 더 이상은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다. 확실한 비만이 되면 사람들은 왠지 불편해하며 놀림의 대상으로 삼기를 꺼리는데 때로 어설프게 뚱뚱해서 놀림감이 되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는 1학년 때 그런 놀림을 당하는 아이들 중 몇몇과 함께 테이블에 앉았었는데, 그들은 과체중이거나 여드름이 많이 났다거나 혹은 옷을 잘 못 입는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조용히 말없이 식사를 했다. 우리가 모두 피해자라고 해서 모두 통하는 공통점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안나와의 대화로 다시 돌아가려고 막 그 사이트에서 빠져나오려는 순간 그 항목 바로 옆에 다른 질문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심장마비에 걸릴 것 같은 사람은?
맙소사. 거기에는 점심 식탁에 홀로 앉아 음식을 흡입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찍힌 작은 사진까지 올라와 있었다. 어떤 멍청한 녀석이 핸드폰으로 그 사진을 찍은 모양이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려 애를 썼다. 내가 먹는 모습을 다른 애들이 쳐다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나를 그렇게 지켜보는 줄은 몰랐다.
한심하다. 나도 내가 뭐에 홀렸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이게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고 싶은 너무도 강력한 충동이 일었다. 어쩌면 나는 며칠만이라도 그 관심을 더 받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말 죽고 싶었을 수도 있고 그리고 혼자서 죽고 싶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