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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5968491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18-06-20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제1부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
제2부
김현의 '비평의 방법과 비평의 유형학'을 통해 본
1980년대 이후의 비평에 관한 몇 개의 단상
저자소개
책속에서
스승의 말은 한마디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때의 너는 세계이기도 하고, 당신이기도 하다. 이 책의 많은 말들이 나와 스승 사이의 사적인 기록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나는 그 말이 처음부터 바로 당신과 우리의 세계로 향하는 움직임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말의 사랑이 내 존재에 온통 스밀 때, 그것이 나를 지나쳐 번져나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나? 사랑의 말은 처음부터 우리 모두의 것이었다. (책머리에)
나는 마치 연애편지 쓰듯 선생 앞에서 읽은 걸 조잘거리며 말을 배웠으며, 내 일상을 객관화하여 표현하는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았고, 일상을 사는 것 자체가 하나의 텍스트로서, 허무주의가 선동하듯 이유 없이 내동댕이쳐진 세상에서의 무의미한 소진(消盡)이 아니라, 그것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는 과정 자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억압이나 강요 없이, 그냥 무심한 듯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서. ……
나는 그 배려를 받았다. 비유하자면, 선생과의 그 '발견술적 대화'를 통해 나는 한 마리 축생에서 사람으로 조금씩 존재 이전했고, 무엇보다 행복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결핍과 고통과 싸워가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결국 삶이란 의미 없음과의 싸움이며, 문학은 그 의미를 복합적으로 묻는 '열린 형식'이란 것을 간신히 알만큼 성숙할 수 있었다.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 Ⅱ)
선생은 내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사랑하는 철학을 남겨주었다. 그의 모든 것이 따듯한 사랑이지만 그래도 굳이 나누자면, 염결과 성실의 학자적 면모보다는 그것을 넘어 꿈꾸고 즐기며 행복해한 비평가로서의 모습이 나는 좋다. 그래서인지 완벽할 것만 같은 모습 못지않게 아프고 쇠해서 고통스러웠던 그 모습까지도 삶이라는 뜨거운 상징으로 나는 받아들인다.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 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