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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손수진 (지은이)
북하우스
12,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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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작은 이야기 모음
· ISBN : 9788956052663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08-05-23

책 소개

연애의 생성부터 소멸까지, 생생한 사랑의 순간들을 담은 책. 먼지를 털어내듯 자신의 연애 경험담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책은 연애세포의 생성기부터 증식기, 분열기를 지나 소멸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아기자기한 그림이 연애의 한 순간을 더욱 내밀하고 남다른 시간으로 만들어준다.

목차

차례

prologue 나는 연애박제사다

cycle 1. 세포 생성기 알싸하니 첫 맥주 한 모금
ㆍ실은 이걸 어째요
ㆍ버거를 흘리지 않고 먹는 방법
ㆍ첫눈이 오던 그날의 사과
ㆍ삭제할 수 없어요
ㆍ가끔은 크리스마스의 기적
ㆍ내 이름을 불러주기까지
ㆍ커피와 담배, 그리고 고등학생
ㆍ두드러기
ㆍ혹시나 하여 뒤를 돌아보니 네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cycle 2. 세포 증식기 정체불명이나 효과는 확실한 폭탄주처럼
ㆍ20분 후의 세계
ㆍ미안해 엄마부터 결말을 모르는 에로영화까지
ㆍ너무나도 낭만적인 토요일밤 증후군
ㆍ바다에서 죽은 영혼은 해파리가 된다
ㆍ거짓말맛 사탕
ㆍ면도, 그 까칠하지만 따스한 로망
ㆍ마법 같은 그날의 스파게티
ㆍ동물원 풍경
ㆍ누가 가자 했나, 남산
ㆍ내 인생의 베스트 드라이버
ㆍ카레는 다 같이

cycle 3. 세포 분열기 삼키기 힘든 소주의 비릿함
ㆍ형광등, 깜빡이기 전에
ㆍ파리에서 보낸 엽서의 실종사건
ㆍ슬픈 트로트
ㆍ사람과 사람 사이에 틈이 있어
ㆍ수렁에서 나를 건진 떡볶이
ㆍ또 한 번의 첫눈
ㆍ크랙, 크래커
ㆍ라디에이터와 사랑을
ㆍ쓸쓸한 브래지어
ㆍ뾰루지는 효자손으로

cycle 4. 세포 소멸기 향이 깊고 텁텁한 와인의 마지막 한모금
ㆍ그 후의 단계
ㆍ케이크는 달고 맛있다
ㆍ녹입시다, 커플링
ㆍ고양이를 키우세요
ㆍ장갑을 샀다
ㆍ바람냄새
ㆍ그 블라인드
ㆍ히내세요, 치토스
ㆍ핑크빛 안주
ㆍ장마는 연애의 계절이다
ㆍ사랑의 총량
ㆍ햇살, 좋았습니다

저자소개

손수진 (지은이)    정보 더보기
카피라이터. 껌, 과자, 커피부터 보험, 은행까지 장르 불문 카피를 쓰고 있다. 12년 차이지만 여전히 ‘나는 글러 먹었어!’와 ‘나는 천재인가봐’ 사이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며 저녁이 있는 삶을 꿈만 꾸고 있다. 쓴 책으로《서른 살의 일요일들》,《낭만주의자의 연예세포 관찰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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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초라한 원룸의 유리문 근처에 멈춰 선 우리는 '그럼, 다음에 봐'라며 기약이 있는 듯 없는 듯 애매모호한 인사를 했고, 서로를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나는 저녁밥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우리 고양이들을 향해 총총총총 계단을 뛰어올라갔지. 그런데 문득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3초쯤 망설이다 발소리를 죽여 계단을 내려와 고개를 삐죽 내밀었더니 너는 여전히 아무도 없는 유리문을 바라보고 있다가 내 얼굴을 향해 다시 손을 흔들기 시작했어. 입 모양만 뻐금뻐금 '조심해서 가'라고 소리 없이 인사를 하며 나도 손을 흔들었지. 손목의 맥박이 조금 빨라져서 흔드는 손도 같이 빨라졌던 것 같다.
이 장면을 기억해내는 순간, 이게 시작이라고 확신했다. 네가 좋아한다고 소리 내어 공기 중에 말했던 그 순간도 아니고, 내가 그렇다면...이라고 대답했던 순간도 아니고 혹시나 하여 뒤를 돌아보니 네가 손을 흔들고 있었던 바로 그때. - 본문 76쪽에서

하지만 오늘, 추워도 너무 추웠다. 손가락이 빨갛게 얼어서 아팠다. 그래서 샀다, 장갑. '손가락 장갑 플러스 벙어리 장갑'으로 모자 같은 뚜껑을 씌우면 벙어리 장갑이 되고 그걸 벗기면 맨손가락이 보이는 도둑놈 장갑이 되는, 이상한 장갑을 샀다. 따뜻했다. 칼바람이 불어도 손이 차갑게 식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진작 살 것을.

피식. 왜 이리 바보 같은지. 장갑을 들고 찾아오는 겨울의 연인을 서른이 되어서까지 미련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니. 장갑 낀 손으로 머리를 꽁 쥐어박는다.

이제야 겨우, 서른하나가 되어서야 겨우, 내 손 내가 잡는 법을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 본문 258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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