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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93540435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6-02-10
책 소개
“누군가의 세상이 되어 본 적 있나요?”
강아지는 반려인의 눈만 마주쳐도 늘 한결같이 반가워한다.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그저 사랑한다는 고백 같은 눈빛으로 하루 내내 바라본다. 기분이 조금만 가라앉아도 가장 먼저 알아채고, 말 대신 따뜻한 체온을 내민다.
김랭이와 범버니는 그런 시선을 매일 마주하며 살아간다. 돌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들이 더 많이 기대고 있음을 깨닫는 날들이다.
“누군가의 세상이 되어 본 적이 있나요?”
이 질문은 《네 눈엔 온 세상이 나다》가 독자에게 가장 먼저 건네는 말이다.
책에는 이런 장면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한밤중 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향할 때, 굳이 따라 나와 문 앞에 앉아 있는 작은 등. 마치 “내가 지켜 줄게”라는 얼굴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모습 앞에서 괜히 마음이 울컥해지는 순간들이다. 집에 늦게 돌아온 날에도, 늦은 귀가를 탓하기는커녕 앞발을 번쩍 들고 마냥 반겨주는 얼굴. 이유를 묻지 않고, 변명을 요구하지 않는 그 태도 앞에서 우리는 자주 무장 해제된다.
그때 우리는 알게 된다. 반려견의 눈에 비친 세상에는 결국 온통 ‘나’만 담겨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은 그런 깨달음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다. 산책길의 설렘, 집사의 기분을 먼저 읽는 눈빛, 이유 없이 바짝 붙어 있는 체온 같은 사소한 일상들이 문장이 되고 그림이 된다. 작가는 이 관계를 과장하지 않는다. 다만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조용히 마음에 남는지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개와 함께 산다는 건, 매일 사랑을 다시 배우는 일이다
“내가 너를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나 너는
나보다 먼저, 더 깊게 나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 책은 반려견과 함께한 시간을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담았다.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 대신, 함께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간다. 사랑이 시작되고, 깊어지고, 흔적으로 남아 끝내 마음에 머무는 과정이 차분하게 펼쳐진다.
‘1장 꼬순내’는 존재 자체로 사랑스러운 순간들을 담는다. 그저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느슨해지는 시간들이다. 아직 눈을 뜨지 않은 이른 아침, 보드라운 털과 체온의 촉감과 함께 미세하게 코끝에 닿는 다정한 냄새. 사랑을 눈치채는 순간은 늘 반려견과 함께했다.
‘2장 배방구’는 개와 사람의 마음이 맞닿는 순간을 유쾌하게 그린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감정이 정확히 오가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 장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개가 마음을 전부 치유해 주지 않더라도, 분명한 건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존재가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하다는 것을 반려견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3장 발도장’은 함께한 시간의 흔적을 기록한다. 반복된 산책길과 익숙해진 하루의 리듬 속에서 관계는 서서히 삶이 된다. 김랭이 작가는 반려견과 함께 살며 숫자에 민감해졌다고 말한다. 반려견의 나이와 체중, 수치와 박동 하나하나가 더 이상 정보가 아니라 마음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4장 고마워’는 이별 뒤에 남는 감정을 다룬다. 상실의 슬픔보다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고마움과 애잔함이 오래 머문다. 작가에게 처음으로 이별을 가르쳐 준 반려견 메롱이의 기억은, 벌써 노견이 되어 가는 맥주와 홍춘이를 더 깊이 사랑하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사랑은 끝나도, 마음은 남는다는 것을 이 장은 조용히 전한다.
사랑해 줘서 고맙다, 사랑할 수 있어서 고맙다
“이가 빠지고, 털이 빠지고,
피부가 안 좋아지고, 눈이 뿌예진다 해도…
넌 언제나 사랑스럽다.”
이 책의 중심에는 두 마리의 강아지, 홍춘이와 맥주가 있고, 그 곁에는 늘 김랭이 작가와 그녀의 남편 범버니가 있다. 생각이 많고 자기만의 기준이 분명한 김랭이 작가, 그리고 다정하고 눈물이 많은 범버니. 성격도 결도 다른 두 사람은 두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며, 서로의 하루를 자연스럽게 중심에 놓는 가족이 되었다.
홍춘이는 영리하고 사회성이 좋아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고 싶어 하는 푸들이다. 주인에 대한 애착도, 식탐도 만만치 않지만, 그보다 더 큰 건 ‘이 사람들은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이다. 투덜거리면서도 믿음을 놓지 않는 태도는, 오래 함께한 사이에서만 생겨나는 마음의 습관이다.
맥주는 성견이 된 후 가족이 된 비숑으로, 소심하고 서툴지만 오로지 가족만 바라본다. 특별한 재주는 없지만 성실하게 밥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일을 누구보다 꾸준히 해낸다. 그리고 그 평범함을 가장 대단한 일처럼 바라봐 주는 사람들 곁에 바짝 붙어산다. 그 아이의 눈은 늘 가족을 향해 있다.
《네 눈엔 온 세상이 나다》는 강아지의 이야기이자 사람의 이야기이며, 결국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기록이다. 누가 돌보고 누가 보살핌을 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랑은 한쪽에서만 흐르지 않는다. 서로의 하루를 귀하게 여기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세상이 된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웃기고, 솔직하고, 다정하게 전한다.
목차
프롤로그
캐릭터 소개
1부 꼬순내
꼬순내 | 관심종자 | 맥주는 에이리언 | *항복 선언 | 겁쟁이와 개전사들 | 남주인이 좋아 | 카드값 | 내 엉덩이에 오리 | 보따 촉감 | *서로의 냄새를 입는다 | 멋진 멍멍이 | 부끄러움은 나의 몫 | 합사 | 엉덩이 하트 | 홍춘이의 하루 | 네가 좋아 | 초여름 밤 | 리미티드종 | 잔머리꾼 | 검은 개 | 속없이 | 엄마의 눈 | 강아지 안기 | 궁금해 | 좋다
2부 배방구
반가워 | *증명하지 않아도 돼 | 다 알아 | 맥주 수술하다 | 잊지 마 | 동기화 가족 | 사랑이 가득 | 견주의 초능력 | 냄새의 안락함 | 든든한 찐따 | 넘버 쓰리 | 식탐 대마왕 | 개 조심 | 기꺼이 사랑 | 최고의 개 | 우연한 축복 | 내 이름은 김홍춘 | *사랑병 | 강아지 목욕시키기 | 안고 또 품고 | 개아빠 | 90퍼센트 | 너의 소리 | 닻 | 마음 편하개 | * 예측 가능함에서 오는 안정감 | 나의 우주
3부 발도장
그런 눈빛 | 하루 | 상돌이의 임무 | 공식적인 비밀 | 감정받이, 사랑받이 | 깍두기 | 모든 날, 모든 순간 | *그래야지 | 말하고 듣고 | 언제나 | 환대의 편차 | 괜찮아 | 새끼 강아지 | *길고 짧은 시간 | 너의 나 | 그러면 됐다 | 할머니의 유모차 | 지켜 줄 거야 | 발조심 | 네가 더 잘하는 것 | 너의 사랑 | 종종 아니 부쩍 | 붉은 실
4부 고마워
네가 가르쳐 준 사랑 | 빈방 | 오늘 | *추억 | 무지개마을_언제나 돌아왔어 | 무지개마을_난 잘 있어 | 무지개마을_기다리고 싶어1 | 무지개마을_기다리고 싶어2 | 파도 | 그리움 한 줌 | *마른미역 | 업보 | 별일 없는 하루 | 예쁜 신발 | 무거운 말 | *네가 남겨 준 눈부신 계절 | 편지 | 품다 | 무제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를 밟고 다니고, 무자비하게 핥아 대고, 가끔은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는 그 눈빛.
이 논리적이지 못해서 사랑스러운 존재 앞에 나는 늘 철저하게 무너진다.
이건 모순이다.
개는 나에게 모순이다.
• 1부 꼬순내 「항복 선언」 중에서
개가 마음 전부를 치유해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그들은 내가 무엇이 되길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공한 자식, 재미있는 친구, 살뜰한 아내, 현명한 사람….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말이 아닌 침묵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건, 다름 아닌 나의 개였다.
• 2부 배방구 「증명하지 않아도 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