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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56251394
· 쪽수 : 25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6
관념 숭배와 표현의 위기_오브제 사상의 정체와 행방 8
만남을 찾아서 52
인식에서 지각으로_다카마쓰 지로론 76
존재와 무를 넘어_세키네 노부오론 118
데카르트와 과정의 숙명 174
만남의 현상학 서설_새로운 예술론의 준비를 위해 204
역자 후기 244
책속에서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깃발'이나 올덴버그의 '햄버거'는 허상의 실체화로서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표상하려는 관념으로 응고화한 작품의 좋은 예다. 레오 스타인버그Leo Steinberg의 잘 알려진 언급처럼 ‘거리나 하늘은 캔버스 위에서는 위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깃발, 표적, 7이라는 숫자 등은 그것 이외의 다른 아무것도 나타내지 않는다.’ 여기서는 표상하고자 하는 상으로서의 관념과 그것이 대상화된 실체 그 자체로서의 작품이 완전히 자기 동일적인, 즉 관념과 물체의 일체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세계를 상으로 다시 보는 작업, 즉 깃발을 물감과 깃발로, 햄버거를 석고와 햄버거로 만드는 일이 성립되었다고 하면 당연히 자기 완결적이기 때문에 보는 자의 시선이 오브제의 윤곽을 넘지 않고, 본 것은 보여진 것, 파악된 것으로 합치된다. 그리하여 자기동일성만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 관념 숭배와 표현의 위기_오브제 사상의 정체와 행방
이념과 세계의 동일성 환상은 붕괴해가고 있다. 이미 푸코는 근대의 발명인 ‘인간’의 죽음을, 아도르노는 근대이성 비판으로 비동일성을 언명했다. 제국주의의 사슬에서 풀려난 국가 들이 대등하게 서로를 인정하고자 하듯이, 예술의 영역에서도 캔버스에 자기의 표상으로 회화적인 제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 타자가 만나는 경계적 관계적인 표현이 두드러지고 있다. 즉 내면과 외계의 대화가 가능한 상호적인 장의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표현의 외부성을 더해 상상력을 해방하는 것이다. 수동인 동시에 능동인 양의적 표현으로 산업사회의 관리된 일상성을 찢고 들어가, 신선한 공기를, 인간을 넘어선 무한 감정을, 끊임없이 열린 세계를 환기하고 싶은 것이다. - 만남을 찾아서
세계의 있는 그대로의 광경과 '만나고' 싶다는 갈망─작가 인 것을 반쯤 그만두기 시작한 인간의 시각에 비치는 세계는 얼마나 생생한가. 빈껍데기 같은 것들이 갑자기 생기를 찾고, 사물은 오브제라는 문맥에서 해방되어 ‘풍요롭고 복잡하고 수수께끼 같은 세계’를 이야기하듯 열린 모습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현상에 대한 이 같은 지각은 의식을 표상작용으로 치닫게 하지 않고, 직접적인 ‘만남’의 촉매작용으로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 인식에서 지각으로_다카마쓰 지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