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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6391397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운명
재주꾼
인연
도망자
무공 수련
붉은 매화 한 가지
일지매
혼례
문서
역병
차별 없는 세상
해후
구주 상선을 털다
진정으로 귀한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나저나 시절이 다시 바뀌려나? 세상에 무서울 게 없던 나라님 부친이 조정에서 열세에 몰리니 뒷배를 잃을까 두려워서 그런지 요즘은 조가네 횡포도 주춤해졌다. 허나 좋은 세월은 길지 않다. 원납전이다 동포전이다 조세를 낼 때가 되면 결국 목을 졸리는 건 우리네 상인들과 소작농들이지. 눈만 뜨면 장안의 돈이란 돈은 씨를 말리려 드니 장사를 해도 재미가 없다. 점포를 잃지 않으려면 죽어라 일해서 들이미는 수밖에 없으니 어쩌겠니. 거 참, 세상이 좋아지려고 그러는 겐지 더 나빠지려고 그러는 겐지. 머리 밀어붙인 놈들도 들어와 설치고, 눈깔이 시퍼런 놈들도 들어와 활보를 하고 다니니 뭔 조화속인지……. - p.112 중에서
반상의 법도라는 것이 우리의 목소리를 찍어 누르는 한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실정이오. 그래서 나는 먼저 그것을 무너뜨리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그건 우리 몇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오. 그렇다고 그리 비관적인 일만도 아닌 것이 이제 때가 왔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소. 서얼과 양인이 등용되어 나랏일을 맡고, 나라 곳곳에서 우리 같은 생각으로 봉기하는 패들이 늘고 있소. 청국에 유학하고 온 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나라 밖은 온통 신분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라오. 이 나라에도 그런 날이 오는 건 시간문제요. 아직 우리를 한심한 무리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 한마음이 되는 것이 우리가 힘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오. - p.191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