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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392387
· 쪽수 : 240쪽
책 소개
목차
펼침
시인하고 한잔│갑사 가는 길에│첫눈│직지사 고양이│코스모스│옥수수│편의점에서│봄│님│산복도로│너를 향해│구첩반상│玄家密談│통도사 홍매화│홍매│바람 속에서│밤나무 밭에서│시맹│눈물│화석│지리산에서│곶감│외로워지는 방법│장어 먹기│매발톱│짱돌│구절초│향촌동의 하루│인생은 짧다│동대문시장│개나리 피면│새와 거북│화장│밤차│희망│순대 한 봉지│염부│낙화유수│숙자│주말 남편│점선│사랑에 미치다│욕심│복숭아│손톱 달│강물처럼│간이역│가을 역에서│살구꽃│새벽│그 남자│한 남자의 사랑법│비 오는 날│조기│시를 쓴다│사랑 1│사랑 2│사랑 3│검독수리│비 오는 날│아버지│너를 보내고│편지│똥│정동진역│술│황사│나는 괜찮다│추운 날에│내 사랑이│봄맞이│빗물│개│계산2동 에덴동산│개삐삐라고 하자│네가 보이던 날│황령산 공원│기도│남국│雨東鶴│시인, 그대│어떤 작가│운 좋은 놈│병상에서│그리움이 과자처럼 달콤할 때│바람│미련│동전 한 닢│겨울왕국│애인│너│연꽃처럼│길│농사시편│노을│코스모스│키스│아카시아│그때부터 아팠다│안개│흐르는 달처럼│겨울 바다│연습│종이세상│한잔하고 중얼거리다│이별│무상│부추│자운영│앵매기│마음│잔소리│진달래│세월│인북천에서│기억의 바다에서│보리차를 끓이는 여자│미경이, 터키에 가다│시편23편에 대한 단상
맺음
저자소개
책속에서
첫눈 / 선종구
첫눈은 그들에게 주라
세상의 징검다리 끝까지 뚜벅뚜벅 걸은 자들에게
빛날 것 없는 자전거를 타고 논둑길 오가다
빈손으로 목침 베고 반드시 누운 이들에게
깨끗한 수의 한 벌로 주라
첫눈은 그들에게 주라
땅에도 공중에도 아득히 집들인데
세 식구 시린 등짝 하나 붙일 곳이 없으랴만
없어, 진짜로 없어 지하 반 지하
볕드는 쪽창 하나가 소원인 이들에게
주라, 햇살 환한 아침 창으로 주라
첫눈은 그들에게 주라
두 손으로 감쌀 것은 자기 얼굴밖에 없는 비통한 자들에게
버림받은 주검을 안고,
자기 피와 살을 말려 진실을 외치는 자들의 마른 어깨 위에
벗어서 건네는 미안한 외투처럼 주라
모든 울음의 시작과 끝,
너무 커서 듣지 못한 거대한 무너짐으로
더 이상 낮아질 데가 없는 초겨울 들녘에 내리는 눈발이여
밑동이 잘리고 볏짚까지 쓸어가 버린 들판에
따스한 이불처럼 쌓이는 저 눈만은
그대로 두라, 천천히 스며들게 그대로 두라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