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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392462
· 쪽수 : 264쪽
목차
펼침
1부 - 첫눈
시인, 그대|첫눈|장선포|홍매|구제역|넙데기 어멈|서울 1|이마트 주차장에서|흥남부두|저 소나무|눈 내리는 날|벌목에 올라|다산초당|설날|요즈음|어느 날 밤|360만 년을 걸어|그럴 일은 없다네|부지깽이|여자만汝自灣|폐사지에서|입춘제|미곡美谷화실|새해인사|겨울비|귀가|겨울왕국|겨울바다|안면도|깃발|겨울|귀가-우리들의 밤을 기억하며|눈|삼동三冬이면|연말연시|나이 마흔에 우린|짜장면을 기다리며|그해 겨울 1|어떤 문상|그해 겨울 2
2부 - 쟁기
징검다리|쟁기|부용산芙蓉山|산 매화|초춘初春|그 냄새|억새꽃 단상|계단을 오르며|도청 앞 금남로|삼거리 주막집|해남에서|꽃바람|화려강산|산중밭을 지나다|쌈짓골|춘란|스카이라운지|연어|미루나무 위의 새떼|실상사|봄봄|황사|꽃샘추위|매화고지|스무 해의 봄|바람의 서쪽|향기 나는 무지개|노상의 장례|소|시를 쓰는 이유|제비|봄비|철없는 꽃|호랑이 길들이기
3부 - 멍머구리 소리
사랑만으로|멍머구리 소리|가로등|장엄한 오후여|4월|벚꽃 놀이|딸기하우스|청명 한식|달밤|어떤 주사|반성|은행나무|새는 비|겨울바다-팽목항의 아이들|길|오, 수선|종자 가리기|그네|베란다 공사|화개 가는 길|민들레|낙화유수|어쩌지 못하는 밤|친구여|오전 모내기를 끝내고|소나기|생일 선물|두둑을 내면서|배추|강아지풀|여름 등산|어떤 나무|논갈이|어버이날|도둑놈 못자리|모내기 1|모내기 2|달뱅이 논|뜬모|판소리 염불|고수高手|주막을 나서며 1|주막을 나서며 2|비 그치고|농정약사農政略史
4부 - 보리밭 편지
염부|보리밭 편지|논두렁 대화|마정리 밭|손시手詩|낙관|늙은 예수|위성도시|태풍|백일홍|풍경|광한루|폭염|붉은 티켓|고구마|그대 시인이여|이름|1974년 여름|밤의 경전|갈대밭|해 질 무렵|검독수리|꽃보다 이모님들께|가을 공원|별|옥수수 밭|뿌리 없는 곡식|가을비|허수아비|나팔꽃|복숭아|석류나무|불면|쌀농사 10년에|신씨 어르신|본 적이 있다|사슴|너구리 한 마리|우기雨期|촛불집회|갈대꽃처럼|오래된 길|느티나무|콤바인|배추밭에서|구절초
5부 - 상강
쟁동 앞바다|상강霜降|그날 오후|지하철 안에서|비 그친 가을 햇볕|빈 들에 서서|이 시대의 청소법|시|귀뚜라미|샹그리라|목련|참 많겠네|코스모스|코스모스 3|낚시터에서|가을 바다|가을|새벽잠 깨어|족욕기|햇살 앞으로|개|원조 꼬막식당|탱자꽃 피면|햅쌀 한 줌|가로수|감꽃|농사시편|농사시편 2|가을 역에서|터미널 앞 보광병원|청정淸淨|추수날의 메모|청벌레 한 마리|새벽비|추수가 끝나고|노동의 추억|사는 꼴|감나무|한의원에 가서 눕다|보성행 군내버스|추운 날|시라시그물
맺음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리밭 편지
오랜만에 보리논을 둘러보았습니다
꿈적도 않던 보리 두둑에 싹들이 올라오고
멀리서 보니 자못 푸른빛을 띠는 것이었습니다
그 작고 여린 잎이 어떻게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지 신기하게만 생각했는데
두둑에 앉아 가만히 보니, 그들은
맨땅을 뚫고 솟구치는 것이 아니라,
흙덩이 사이사이 작은 틈새를 따라
땅 위로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어린 새순을 최대한 말아 다치지 않게
밀어 올리고 있었던 겁니다
우리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틈이
그들의 산도産道였고 자궁인 셈이지요
뿌리들 또한 그렇게 반대편으로
길을 내고 있겠지요
수천 수만 개의 씨앗들이 그렇게 움직이니
땅이 들썩이고, 부풀어 오르고
비로소 청보리밭이 됩니다. 그 길을 따라
물이 흐르고, 바람이 들어
보리 냄새 풍기는 봄이 되는 것이지요
하, 겨울 보리밭에서 알았습니다
우리가 왜 아이들 앞에선 속수무책이 되는지,
억장이 무너지는지 알았습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시멘트 바닥에서 뒹구는 우리가
왜 아직까지 살아 있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