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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6656649
· 쪽수 : 193쪽
· 출판일 : 2023-03-15
목차
시인의 말
1부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골고다 언덕길 · 16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1 · 17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2 · 18
가을 숲길을 걷다 · 20
가지 치기 · 22
보물찾기 · 24
강을 건너다 · 26
얼마나 아프셨을까 · 28
골고다 언덕에서 · 30
때로는 죽음도 기쁨이다 · 31
밥 짓는 사람 · 32
봄이 오듯이 · 34
그가 오시면 · 36
수가성 우물가에서 · 38
우리 마음 · 40
베드로처럼 · 42
커다란 입 · 43
나그네 · 44
칠월에는 · 46
함박눈은 · 48
어느 가을날 오후 · 49
2부 호박꽃이 예쁘다
호박꽃이 예쁘다 · 52
가을에는·1 · 54
가을에는·2 · 56
낙엽 · 57
갈대숲 · 58
그늘에 앉아 · 60
낙엽을 쓸며 · 62
낙조 · 64
눈밭을 걷다 · 65
대나무 숲 · 66
들이 푸르다 · 67
또 한해가 가고 · 68
바람도 길이 있다 · 69
벚꽃 · 70
복수초 · 71
분꽃 · 72
석양 · 73
연못을 만들다 · 74
연꽃 · 75
영산나루 · 76
우롱차 · 78
은행잎 지던 밤 · 79
홍련화 · 80
흰동백 · 81
3부 시방 어디가요?
시방 어디가요? · 84
아내의 불호령 · 85
安心 · 86
알게 된다 · 87
어설피 울다 · 88
예방주사 · 90
오미크론 · 92
이동 목욕탕 · 93
이를 뽑다·1 · 94
이를 뽑다·2 · 96
응급실 · 97
참깨 한 되 · 98
철이 들다 · 99
첫눈 · 100
모르겠다 · 101
눈썹 · 102
물리치료실 · 104
물만 먹어도 · 106
벌초 · 108
붓놀이·1 · 110
붓놀이·2 · 112
비가 와서 좋다 · 114
사람을 찾으러 갈까 · 115
4부 추수 끝난 들녘에서
추수 끝난 들녘에서 · 118
태풍만 바람인가 · 120
키재기 · 121
풀을 베다 · 122
고구마 반쪽 · 124
구애(求愛) · 125
그땐 그런 줄 알았습니다 · 126
길거리 홍보 · 128
나이 · 129
낙지 · 130
다시 풀처럼 · 132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 · 133
가출 · 134
뻐꾸기 · 136
빈둥지 · 137
선택, 그 후 · 138
속이 편하다 · 139
쓰면 써진다 · 140
만복사지 · 141
春蘭 · 142
| 해설 |
기독교적 세계관의 발현과 자연과 인간에 대한 연민 / 강경호 · 143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1
내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
그가 나를 찾아 왔다
무심한 나를 바라보며
사랑한다 뜬금없는 고백에
나는 일어섰다
내어민 손에 이끌려
살아온 반백 년
그의 등에 업혀
세찬 강물을 건너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눈보라를 맞아도
우리는 서로 안에 있었다.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우린 말하지 않아도
이미 하나였다
무화과나무 아래 있을 때·2
-무학교회 30주년을 맞아
삼십 별의 징검다리를 건너
그립던 옛날
작은 무화과나무
그 아래 있을 때
주님, 나를 부르셨네
참 이스라엘 사람
그 속에 믿음이 있고
그 속에 순종이 있고
그 속에 열정이 있고
그 속에 간사함이 없도다
새벽 닭의 슬픈 울음
부끄러운 나를 불러
이 제단을 맡기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 물음에 나는
말없이 띠를 띠고 길을 나섰다
나는 주님의 손을 잡고
돌다리를 건너고
주님의 손을 잡고
어두운 골목을 지나고
주님의 손을 잡고
햇빛 찬란한 아침을 맞았다
무화과 나무는 무성하여
그늘을 드리우고
주님 손 잡은 자녀들의 천국
하늘이 열리고
큰 일을 보리라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나의 왕이십니다
가을 숲길을 걷다
감사절 오후,
당신이 만든 갈색 캔버스 위를
걷습니다
당신은 가을 수채화를 그리고
단풍비가 소소히 내리는
떡갈나무 숲 오솔길을
만들어 놓으셨네요
나는 그 길을 걸어
당신이 계시는 곳에
이르기를 원합니다
가을 꽃향기에 취해
비틀거리는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당신은 숨소리도 지칠 언덕을 그리고
거친 바위를 두셨네요
깃털처럼 가벼운 낙엽들이
뒤척이며 속삭입니다
“너 너무 지쳤다. 여기 앉아 쉬어라”
바위 옆 작은 벤치에 앉아
앞산 너머를 상상해 봅니다
당신은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때론
천둥처럼 큰소리로
팔을 휘저으며 떨어지는
나뭇잎의 외침처럼
만드신 자연을 통해 말하고
나는 당신의 말씀을
받아 적습니다
“너를 사랑한다”
잡목이 우거진 숲길은
낙엽 삭은 향기를 실어
굽이돌아 멈추고
억새풀 흰머리 가득한
가을빛 전망대에 올라
두 팔 벌려 당신을 향해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