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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88956994673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일러두기
들어가는 글_호구가 넘쳐나는 세상에서도 당당하고 진정성 있게 사는 법
1장. 두려움
호구 잡히는 경험이 이토록 공포스러운 이유
2장. 무기화
호구 공포증은 우리를 어떻게 조종하는가
3장. 회피
호구 공포증은 협력에 대한 태도를 어떻게 바꾸는가
4장. 분노
호구의 역할을 뒤집는 복수와 투쟁
5장. 고정관념
호구 공포증에서 비롯한 고정관념과 편견
6장. 차별
호구 공포증을 빼고는 성차별을 이해할 수 없다
7장. 자기합리화
호구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법
8장. 모성
사회는 어떻게 어머니를 호구로 만드는가
9장. 주체성 찾기
호구 공포증에서 지혜롭게 벗어나는 법
마치는 글_호구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도 어떤 사람이 될지는 선택할 수 있다
주
찾아보기
책속에서
사람들은 지위를 위협받으면 자기 존재가 위협받는 것처럼 느낀다. 따라서 속임수에 넘어간 바보 취급을 받는 것은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스스로 명예를 실추한 데에다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떨어뜨리는 데에 일조하기까지 한 셈이기 때문이다. 특수하고 분명한 사기이든 은근하게 널리 퍼져 있는 사회구조적 사기이든, 문득 주위를 둘러보다가 이런 의문이 스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질 것이다.
‘잠깐, 지금 여기서 내가 호구인 건가?’ 이렇게 스멀스멀 밀려오는 두려움은 의도치 않게 더욱 광범위한 정치적, 사회적 역학을 움직이는 강력한 자극제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말로 하는 비난이나 모욕은 공공연하게 드러나지만, 사람을 호구로 만드는 위협은 보통 잠복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드러내 놓고 공격하는 전쟁이라기보다는 이리저리 치고 빠지는 은밀한 속임수에 가깝다. _들어가는 글
물론 우리가 후회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므로 누군가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만이 후회를 일으키는 유일한 계기는 아니다. 그러나 남에게 속아 넘어가면 거의 열에 아홉은 후회하기 마련이다. 호구가 되었을 때 정말 고통스러운 점 중 하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스스로 무덤에 걸어 들어간 자신의 모습이 뇌리에 남아 자꾸만 떠오른다는 것이다. 속임수에 당한 사람은 꼼짝없이 후회를 떠안는다. 사기꾼에게 협력하지 않으면 애초에 호구가 될 가능성도 없으므로 순진하게 협력한 사람만 자기 비난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타는 셈이다. _1장. 호구 잡히는 경험이 이토록 공포스러운 이유
사실 가부장제, 귀족 정치, 심지어 능력주의조차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속임수를 써서 권력을 쥐는 구조적 착취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호구 공포증은 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강자를 바보로 만드는 약자’에게 화살을 겨눈다. 복지 사기나 이민 사기를 생각해 보라. 호구 공포증을 무기로 삼는 사람들은 착취 프레임을 조금 더 미묘하게 사용한다. 약자를 계속해서 약자로 남게 하려면 약자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말을 항간에 퍼뜨리면 된다. 약자에게 기만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사람들 사이에 슬그머니 불어넣으면 두려움은 사람들을 조종하는 무기가 된다. _2장. 호구 공포증은 우리를 어떻게 조종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