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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7071120
· 쪽수 : 276쪽
책 소개
목차
황진이 1
작가의 말
1. 너는 누구 되려고 피어
1. 진현학금
2. 성은 아비를 따르고 신분은 어미를 따라야 한다
3. 실혼
2. 흐르는 물은 거스르지 않고
1. 박연폭포
2. 상사
3. 몸속에 갇힌 거문고
3. 눈 위에 발자국 우연히 남았지만
1. 머리 올리는 날
2. 첫 정인
황진이 2
1. 때때로 벽력 내려 무간지옥
1. 벼랑 위에 핀 꽃
2. 이별은 절벽
2. 복사꽃 근심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1. 봉볕 소 판서 세양
2. 자유인
3. 계약동거
3. 세상의 끝에서 돌아온 여자
1. 사랑은 만유에 드리운 꽃그늘처럼
2. 화전살자
3. 줄 없는 거문고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때, 대문 밖으로 소복 차림의 진이 걸어 나왔다. 비에 젖어 흑단같이 검은 머리 아래 박꽃 같은 얼굴이 슬픔으로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두 눈 속에 단념을 겪은 비통한 평화가 안개처럼 서려 어쩌면 희미하게 웃는 것 같기도 했다.
그 하루 동안, 남을 남이게 하고 진을 진이게 했던 어떤 경계가 풀려버린 것이었다. 상여를 가운데 두고 퍼져 앉았던 상여꾼들이 넋 나간 얼굴로 일어섰다. 빗속으로 나온 진은 상여 앞으로 가서 젖은 바닥도 아랑곳없이 두 번 절을 했다. 마치 자신의 상여에 절하는 듯했다. 소복이 흙탕물에 더러워졌다. 진이 대문간으로 고개를 돌리자 연두는 두 팔을 부들부들 떨며 진의 흰 속곳을 들고 나타났다. 진은 그것을 받아 자기 손으로 상여 위에 덮었다.
'나와 남이 다르거늘, 저마다의 목숨이 다르거늘, 홀로 사랑하고 내 잔에 피를 쏟아 붓고 간 이시여, 어찌 이런 사무친 일이 있단 말이오. 빌고 또 비나니, 맺힌 것을 푸소서. 정녕 혼자 못 가겠거든, 내 넋까지 거두어 가소서. 정녕 혼자 못 가겠거든, 내 넋 속에 둥지 틀고 원 없이 살고 가시오.' - 본문 17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