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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5319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어느 성형외과 여의사의 ‘핫’한 인터뷰
ch1. 쁘띠 성형의 여왕 필러: 티 나지 않게, 빠르게, 하지만 강력하게!
ch2. 젊음을 불러들이는 피주사: 질투라는 욕망이 만들어낸 ‘새~빨간 거짓말’
ch3. 실리콘 삽입과 지방 흡입의 달콤 살벌한 유혹: 몸매처럼 과거도 예쁘게 고칠 수 있을까요?
ch4. 성형수술은 결코 마술이 아니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성형 부작용의 공포!
ch5. 달콤한 독, 보톡스: 아름다움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나요?
ch6. 시크릿 성형: 쉿! 아름다워지고 싶기 이전, 행복해지고 싶은 욕망!
에필로그. 어느 성형외과 여의사의 ‘솔직 담백한’ 인터뷰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성형외과 의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요? 그거야 뭐, ‘저…… 견적이 얼마나 나올까요?’죠. 솔직히 그럴 때마다 말문이 턱, 막히고 쓴웃음이 나요.
차에 빗대어볼까요? 만약 자동차 사고가 나서 견적을 물어본다면 그 금액을 정확히 말할 수 있겠죠. 원 상태로 돌려놓으면 되니까요. 범퍼가 심하게 손상되었으니 몇백, 헤드라이트가 깨졌으니 몇십, 옆유리에 금이 갔으니 몇십, 합이 총 얼마. 정확하죠. 하지만 무턱대고 자신의 얼굴 견적을 묻는다는 건, 글쎄요. 그러니까 이런 질문이나 마찬가지예요.
“제 차를 람보르기니로 바꾸는 데 얼마가 드나요?”
막막하겠죠? 막상 지금 앞에 있는 차가 아반떼인지, 소나타인지, 티코인지도 아직 감이 안 잡혔는데 말이에요. 혹시 모르죠. 차가 아닐지도.
양심이 제로로 보여도 차라리 이렇게 대놓고 말해주는 게 나아요. “고소영의 눈, 한가인의 코, 김희선의 얼굴형, 김혜수의 가슴, 이효리의 잘록한 허리, 를 갖고 싶어요”라고. “뭔가 크고 시원하면서도 섹시한 고양이 같은 매력이 느껴지고 절대 질리지 않는 눈으로 부탁드려요”라고 하는 것보다는.
주예나가 고보경을 언급할 때, 그녀는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냈다. 분명 주예나는 스물다섯인 자신이 서른여덟의 그녀와 비교된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나에게도 넌지시 알리지 않았는가. 가끔씩 이런 갑갑한 상황에 닥칠 때가 있다. 남편의 불륜을 하소연하던 어떤 환자가 병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로 그 불륜 상대와 마주친다든가, 고등학교 때 라이벌이었던 두 여자가 우연히 병원에서 만나 얼굴을 붉힌다든가. 그와 같은 경우에 그녀들이 앞다투어 내게 건네는 말은 단 하나다.
“선생님, 앞으로 저 여자 주사 놔주지 마세요!”
‘그 환자가 왜 그 수술을 하고 싶어 하는지, 수술을 결심하기까지 어떤 절박한 상황이 있었는지, 수술을 한다면 그 절박한 상황이 나아지는지,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인지, 그런 건 묻지 않았겠죠? 물론 환자 자체를 이해하려고 들지도 않았고요.’
성형외과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좋지 않은 상황을 수술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온다. 서류에서는 늘 쉽게 통과되는데 면접에서만 죽을 쑤는 건 외모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오래된 수술 부작용 때문에 우울증을 앓다 온 환자들이, 윤주희처럼 작은 가슴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환자들이 그러했다.
내가 알아야 할 사연은 그 정도면 충분했다. 내가 그들에게 그 외의 것까지 묻고, 듣고, 해석하고, 이해하고, 답을 찾아줄 이유는 없다. 나는 그들의 콤플렉스를 최선을 다해 해결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그들이 나에게 원하는 건 단지, 그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