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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오 정원

마리 오 정원

채현선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2011-06-15
  |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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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오 정원

책 정보

· 제목 : 마리 오 정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5692
· 쪽수 : 256쪽

책 소개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아칸소스테가'가 당선되면서 등단한 채현선의 첫 소설집. 신춘문예 등단작을 비롯하여 표제작인 '마리 오 정원' 외에 6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마리 오 정원'은 실연의 상처로 아픔을 견디다 못한 나머지 '마리'라는 주술사의 힘을 빌려 복수를 하려고 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목차

1. 숨은 빛 / 2. 마리 오 정원 / 3. 마누 다락방 / 4. 모퉁이를 돌면 /
5. 아코디언, 아코디언 / 6. 켄세라 / 7. 아칸소스테가 / 8. 나의 글루미 선데이

해설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채현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아칸소스테가」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마리 오 정원』, 8인 테마소설집 『1995』가 있다. 작가의 발견 ‘7인의 작가전 5차’에 장편소설 『별들에게 물어봐』(『207마일』로 개제)를 연재했으며, ‘7인의 작가전 7차’에 네 편의 단편소설 모음 『이야기 해줄까』를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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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손끝이 닿은 화분이 오묘한 청잣빛을 냈다. 화분을 커다란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밑바닥에 작은 알갱이의 부엽토를 넣고 검은흙을 덮었다. 능숙하게 움직이는 마리의 가늘고 메마른 손가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마리가 그의 손톱이 담긴 유리병을 집어 들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리가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는 그의 손톱을 화분 속에 쏟았다. 스르륵, 빗장이 풀린 듯 내 안의 등뼈 속으로 바람이 지나갔다.
“주술의 첫 번째 단계는 환화초 씨앗을 심는 것으로 시작해요.”
씨앗의 모양은 아몬드처럼 타원형이었고 색깔은 그보다 옅었다.
“당신이 심어야 해요, 마음속의 모든 것과 함께.”
마리가 나에게 씨앗을 내밀었다. 완전한 원(怨)이 서린 독(毒)이라고 말하는 마리의 시선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나는 씨앗을 받아 들었지만 선뜻 화분에 심을 수 없었다.
“원하지 않으면 지금 그만둘 수도 있어요. 선택은 당신이 하는 거니까.”(「마리 오 정원」, 46~47쪽)


남자는 그 후 날마다 아이를 위해 영화를 틀었다고 했다. 아이가 늘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보며 묘지 앞에서 일종의 축제를 벌인 것이다. 아이가 자신들 곁에 함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남자의 아이는 바람을 타며 찾아온다. 스크린 자락을 흔들고 캐릭터들의 몸을 구부리며, 부부를 위해 춤춘다. 그러니까 부부에게 영화관은 곧 행복의 묘지라는 말이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죽은 영혼이 찾아와 입김을 불어 넣고 바람을 타며 춤을 춘다는 게. 남자는 내 마음을 읽었는지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위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산 사람과 영혼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믿고 싶지 않은 산 사람의 마음이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남자의 말대로 영혼이 있다면 미수는 왜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러니까 그게 가능한 일인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며 믿고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설령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일지라도.”
(「모퉁이를 돌면」, 116쪽)


레일 위를 미끄러지는 기차의 굉음이 온 집 안을 흔들었다. 양철 지붕도 마루도, 집 안에 있던 모든 사물들이 소리의 결을 따라 진동했다. 발바닥에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다. 커다란 신발 속에서 발가락들을 꼼지락거렸다.
고개를 들진 않았지만 아버지를 삼킨 기차가 작은 점으로 변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일곱 살 때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가 떠난 후, 두번째 맞는 이별이었다. 나는 혼자서 반짝거린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슬픈 것들은 혼자서 반짝였으니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모든 소리가 사라진 밤, 혼자 잠들어본 사람만이 아는 특유의 감정. 다른 세계로 향해 있는 문이 어디선가 벌컥 열릴 것 같다거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둠에도 수많은 결이 있음을 알게 되는 신비한 경험들이 매일 귓속을 간질였다.
아버지가 돌아간 후, 자신이 ‘사요나라 바’에 출근하면 혼자 남게 될 나를 걱정하느라 할아버지는 얼굴이 새까매졌다.
“귀찮아서가 아니란다. 걱정된다는 건 그것이 소중해서야.”(「아코디언, 아코디언」,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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