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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독서에세이
· ISBN : 9788957077856
· 쪽수 : 32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애물단지, 사랑 그리고 소설
그 피곤한 사랑, 도대체 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네가 사랑했던 그녀는 나의 이상형
―밀란 쿤데라, 「히치하이킹 놀이」
당신, 나를 망치고 죽음에 이르게 할 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사랑과 다른 악마들』
정말 날 사랑해? 나의 무엇을? 얼마나?
―미겔 데 우나무노, 「더도 덜도 아닌 딱 완전한 남자」
수인(囚人)의 사랑법
―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
광신도이며 과학자인 그대 홀로, 상상 숲길을 방랑하네
―미겔 데 세르반떼스, 『돈 끼호떼』
결핍을 등에 지고 결핍 사이를 걷기
―윤대녕, 「달에서 나눈 얘기」
참을 수 없는 연애의 쓸쓸함, 포기할 수 없는 기적의 엄연함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님은 먼 곳에
―한강, 『채식주의자』
나의 애물단지이자 보물단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잠자는 미녀』
사랑, 피투성이며 또한 기적인
―정미경, 「나의 피투성이 연인」 | 윤영수, 「귀가도 3-아직은 밤」
에필로그 지식과 소설: 풍요로운 문학을 꿈꾸는 단조로운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든 고통의 궁극은 고독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허무, 근심, 정열, 공포 등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아픈 마음’들을 진열한다. 가히 마음의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작가는 이 각양각색 고통의 끝을 고독으로 귀결시킨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소설만큼 인간만사 겹겹이 스민 형형색색의 고독을 처연하게 그린 작품도 드물다. 고독의 만화경이 따로 없다. 굳이 소설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우리네 삶만 돌아보아도 안다. 고독이 인간의 천형임을. 사정이 이러한데 고독을 나누는 축복이 과연 시시한가?
사랑은 이래야 한다는 믿음에 사로잡힌 훌리아나, 남자란 이래야 한다는 준칙에 사로잡힌 알레한드로나 똑같이 고집스럽다. 이쯤 되면 그와 그녀 모두 자신만의 감옥에 갇힌 존재로 보인다. 그는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는 방식으로는 결코 사랑하지 않는다. 그녀 역시 제가 바라는 방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의 사랑을 인정하지 못한다. (중략) 열렬히 꿈꾸는 사람치고 저만의 세계에 갇히지 않은 자 있는가. 하여 종종 이상이 높은 사람일수록 독선적이다.
사랑하는 자는 홀로 있을 때조차 제 딴에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연기한다. 그의 행복을 기원하는 가상한 마음을 가장 지순하게 가꾼다. 고통조차도 미학적으로 찬란하게 변조하거나 장식한다. 그의 감탄을 사리라 짐작되는 행동만을 골라서 한다. 이때 그는 제 모습에 은밀하게 도취한다. 이토록 근사한 나! 혼자만 볼 수 없다. 상대가 나의 근사함을 봐주어야 한다. 보고 매혹되어야 한다. 나르시시즘과 인정 욕망이 교묘하게 뒤얽힌다. 관객이나 전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