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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고양이 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최제훈 (지은이)
  |  
자음과모음(이룸)
2015-01-27
  |  
13,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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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고양이 눈

책 정보

· 제목 : 일곱 개의 고양이 눈 (2011년 제44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8365
· 쪽수 : 408쪽

책 소개

상상을 초월하는 서사의 흐름, 탁월한 이야기 구조, 나무랄 데 없는 문장력이 돋보였던 첫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으로 '놀라운 신인의 탄생'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문단에 등장한 작가 최제훈. 독자들로부터 열렬한 찬사를 받았던 최제훈의 첫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이 양장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목차

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책속에서

“우리가 환영을 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연우는 팔을 뻗어 성에 낀 유리창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시린 냉기가 뼈마디 사이로 스며들었다.
“언제부터 환영이 시작된 걸까요? 처음 오영수 씨가 살해당했을 때부터? 아니면 이곳에 도착한 이후부터? ‘실버 해머’에 가입했을 때? 어쩌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민규는 잠꼬대하듯 웅얼거리는 연우를 돌아보았다. 단식 사흘째. 슬슬 근육에서 영양분이 빠져나가고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에 대한 공포, 서로 간의 의심과 긴장, 무엇보다 수면 부족이 굶주림보다 더 큰 위협이었다. 민규는 창에 비친 파리한 얼굴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저게 환영이면, 우리도 환영입니다. 이젠 환영 속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죠.”
-「여섯번째 꿈」 중에서


아르테미스. M은 신전의 주인으로 수많은 여신들 중 달의 여신을 선택했다. 태양신 아폴론의 쌍둥이 여동생, 멀쩡한 청년 악타이온을 사슴으로 변신시켜 사냥개들에게 갈기갈기 찢기도록 만든 매정한 여신. 자신의 벌거벗은 몸을 봤다는 죄목이었는데, 사실 작정하고 훔쳐본 것도 아니고 순전히 우발적인 사고였다. 왜 여신들은 때로 대책 없이 가혹하고 잔인해지는 건지…… M은 차가운 맥주를 입에 머금었다가 천천히 넘겼다. 역시 이상적인 아름다움은 연모의 대상이 아닌 금기의 대상인가.
M은 한때 사귀었던 노문과 여학생을 떠올렸다. 맑은 피부에 덧니가 매력적인 그녀는 왼쪽 눈이 약간 작은 짝눈이었다. 확연히 표가 나는 짝짝이는 아니고, 정면에서 보면 표정이 어딘가 살짝 기우뚱해 보이는 정도.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돌릴 때 그녀의 왼쪽 눈은 놀란 토끼처럼 활짝 벌어졌다. 아마도 어린 시절 콤플렉스를 처음 인식한 후부터 몸에 밴 습관이었으리라. M은 바로 그 모습에 반했다. 파르르 떨리는 왼쪽 눈가의 근육이 말할 수 없이 관능적이었다. 그는 유독 여인을 거울 앞에서 한숨짓게 만드는 사소한, 그러나 치명적인 흠결에 매혹되었다. 다만 흠결까지 사랑하는 것과 흠결을 사랑하는 건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M은 결국 안톤 체호프를 좋아하는 짝눈 아가씨에게 매몰차게 차였다. 자신이 어떤 점에 반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직후에.
블러디 메리를 홀짝이는 아르테미스에게는 M을 매혹시킬 만한 ‘페르시아의 흠’이 없었다. 전혀. 그럼에도 쉽게 눈을 떼지 못한 이유는 기시감 때문이었다. 저 여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π」 중에서


오른발 끝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빗방울들이 소리 높여 환호성을 지르고 기립 박수를 보냈다. 검은 도로가 벌떡 일어설 듯이 빠르게 다가왔다. 미미가 꿈꾸었던 건 도피가 아닌 무한한 확장으로서 몸을 바꾸는 삶이었다. 빨간 구두를 신고 뭇사람들의 갈채를 받으며 끝없이 춤을 추고 싶었다. 살로메와 처음 만났을 때 미래는 그녀 앞에 레드카펫처럼 펼쳐져 있었다. 드레스 자락을 살짝 올려 잡고 우아하게 손을 흔들며 걸어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11년 만의 해후, 살로메는 그 모습 그대로건만 자신은 엉망으로 망가져 있었다. 초라했다. 빨간 구두를 빼앗긴 소녀라니. 차라리 발목까지 잘라갈 것이지…… 노란 중앙선이 왼쪽으로 급하게 몸을 틀며 달아났다. 발목에 맥이 툭 풀렸다. 미미의 오른발은 어느새 브레이크로 옮겨져 있었다. 빨간 바늘이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빗방울들의 환호성과 박수가 야유로 바뀌었다.
“아! 어째서 그대는 나를 보려 하지 않았지, 요한? 나를 보았다면, 그대도 나를 사랑했을 거라는 걸 알아. 사랑의 신비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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