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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전통문화
· ISBN : 9788957364567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08-11-07
책 소개
목차
길을 떠나다
- 첫 장을 나서다
- 첫 장사를 시작하다
- 객주에서 하룻밤을 묵다
- 안성 읍내장에 가다
- 누원점에 가다
- 스승 김시전과 이별하다
- 동무들을 만나다
- 백성의 소리를 듣다
- 통문을 돌리다
- 상단에 들어가다
스승을 다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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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본문 11-12쪽)
“이보게, 어서 일어나게나.”
머리 위에서 천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눈앞에 펼쳐진 낯선 풍경에 어리둥절했다. 컴컴한 방 안에는 사람들이 짐을 싸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모두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어머니, 아버지는?’
“정신이 드는가? 가위에 눌렸나 보네?”
옆을 바라보니 한 사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의 얼굴을 보니 지난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제가 경황이 없어서 그만.”
“아니네. 그나마 다행이네. 그나저나 무슨 일을 당한 건가?”
나를 걱정하는 그 사내의 따뜻한 말에 참았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리고 부치던 땅을 모두 잃은 일과 장사를 하려고 길을 떠났다가 산적을 만난 일을 이야기했는데, 나는 장사 밑천을 빼앗긴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꺼이꺼이 소리를 내며 울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에 그 사내는 말없이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내가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리던 그 사내는 나에게 뜻밖의 말을 했다.
“자네,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나는 무슨 뜻인지 몰라 멍하니 그 사내를 쳐다보았다.
“나는 장돌뱅이일세. 자네가 장사를 하러 나섰다고 하니 혹시 나를 도우면서 장사를 배워 볼 생각이 있는지 묻는 것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