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속 거울

머리말

제1부 내 마음 속 거울
내 마음 속 거울
바다에는 메아리가 없더라
당신이 먼저 떠나시면
꿀벌의 독백
작은 작별, 큰 그리움
어느 날 아내의 핸드폰
분홍색 투피스
유채꽃밭에서
꿈같은 세월
아내를 보내려니
신라면 만찬
세월이 좋아서
메타세쿼이아를 바라보며
작은 새의 보금자리
딸의 출근버스 탑승기

제2부 해당화 핀 해변에서
해당화 핀 해변에서
어머님 전상서
장례행렬 유감
임진강아 말하라
레나테 홍(洪)의 애가(哀歌)
어느 모자간의 대화록
사위 사랑 장모 사랑
폐가(廢家)
성묘길에서

제3부 그리움과 외로움 사이
그리움과 외로움 사이
봄앓이
못 잊어
그대, 어디로 가는가
다시 찾은 송도해수욕장
잠 들 무렵이면
무서운 밤
열지 않는 우편함
등꽃이 피고 진 자리

제4부 시를 쓴다는 것은
시를 쓴다는 것은
가을바다에서
어느 꽃나무의 소망
나무를 안으며
산다는 것은
황톳강가에서
모래시계
호두 두 알
가을 단풍
모르는 게 약
원초적 질문
개안(開眼)
나중에는…
단풍을 보며
봄비 오던 날의 단상
플라타너스 명상
견성(見性)
어느 구도자의 노래

제5부 빛나는 보석이 되리라
빛나는 보석이 되리라
새장 문을 열면서
또 한 해를 보내며
나이 먹기 연습
어느 봄날
어둠속에서 빛이
고향길 버스 안에서
나 죽어면
소망
옛 친구를 만나다
이른 새벽 만리포 해수욕장
내연산 계곡을 걸으면서
재떨이

제6부 경부선 막차
경부선 막차
눈 내리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봄 마중
어느 날 밤
구룡포, 비 내리는 길을 달리며
가을비와 안개꽃
어느날 밤
가을비 내리는 밤
주인 잃은 자전거 한 대
음악이 흐르는 깊은 밤
모자를 쓰면

작품해설 - 이문희 시인의 작품세계

내 마음 속 거울

스무 살 꽃다운 그대 가슴에
아름다운 꽃씨 하나 심은 지
일순(一瞬) 삼십 여년

그대 얼굴 바라보면 내가 보이고
내 앞에 마주서면 그대가 보인다
우리도 연리지를 닮아감일까

흰머리 주름살 늘어도
내 가슴 속에 그대는
스무 살 무렵
청춘산맥에서 처음 만났던
그 시절, 그 모습 그리고 그 마음

그대가 무척 그리울 때면
내 가슴 속 거울을 가만히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