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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7981597
· 쪽수 : 183쪽
· 출판일 : 2008-12-30
책 소개
목차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살리에르, 웃다 /문부일
수상작가 신작
6시 59분 /문부일
역대 수상작가 초대작
모래에 묻히는 개 /강 미
짱이 미쳤다 /백은영
열여덟 살, 그 겨울 /정은숙
리뷰
책속에서
‘백일장 수상자 오늘 몇 시에 발표하죠?’, ‘수상자는 정해진 거죠?’, ‘심사는 잘 하신 거 맞죠?’, ‘수상자 명단에 제발 내 이름이 있기를!’
모두 잠도 자지 않고 새벽에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사람들의 닉네임도 하나같이 걸작이었다.
상장은 내 가슴에, 노벨시인상, 김소월 친구, 창작과비수, 문학뒷동네, 탈락전문작가.
그걸 보고 있으니까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학교 늦겠어. 얼른 씻어라!”
엄마가 또 소리를 질렀다. 그제야 나는 부랴부랴 세수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가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인 수진이는 맨손으로 계란말이를 집어먹었다.
“오빠, 설마 이번에도 떨어진 건 아니지?”
“아침부터 까불래. 상금 받으면 넌 국물도 없어.”
나는 으름장을 놓았지만 머쓱했다. 지금까지 백일장에 수없이 나갔지만 큰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
- 본문 '살리에르, 웃다' 중에서
민지영이 뜬금없이 비누를 건넸다.
“멋대로 짐작해서 미안하긴 한데, 이젠 밤늦게 남의 집 옥상에서 서성이는 짓 그만하고 손 씻으라구.”
비누를 전해 주더니 민지영은 휙 가 버렸다. 긴 치마를 입은 뒷모습이 낯설면서도 괜찮았다. 이제야 또래 같았다. 짧게 치마를 줄여 입고 귀를 뚫어도 사실 어른이 되는 지름길은 아닐 것이다. 민지영이 그 진리를 깨달았으려나? 그러고 보니 나도 어른인 척했지만 아직도 허우적거리는 게 어울리는 열여덟 살이다. 센 척하면서, 상처가 곪은 걸 감추려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았다.
비누에서 머리가 아플 정도로 진한 향이 느껴졌다. 계집애, 좋은 것 좀 사지. 비누를 받으면서도 부끄럽지 않았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이제부터 천천히 좋은 어른이 되면 될 테니까.
- 본문 '열여덟 살, 그 겨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