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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0283
· 쪽수 : 104쪽
· 출판일 : 2024-09-27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글을 고칠까 말까 고민하다가 안 고치기로 했다. 너무 자세하게 쓰면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지어낸 이야기 같아진다. 진짜 목격담처럼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건 내가 지어낸 이야기니까.
100%는 아니고 한 70… 아니, 80% 정도는 상상이다. 지하철을 탄 거랑 힘겨워 보이는 아저씨를 본 건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손잡이를 잡고 비틀거리는 아저씨를 보면서 저러다 쓰러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다 보니 이야기가 떠올랐다.
거짓말을 왜 하냐고? 거짓말은 나쁜 거 아니냐고? 아니, 이건 거짓말이 아니다. 상상을 약간 더한 ‘좋은’ 이야기지.
내 목표는 뚜렷하다. 좋은 이야기로 이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
“언니도 엄마한테 미안해해요. 나한테는 그렇게 말했었는데.”
“하! 퍽이나 그랬겠다!”
엄마는 코웃음 쳤지만 분위기는 한결 나아졌다. 이것 봐, 언니가 진짜 미안해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 ‘좋은’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발생한다.
손댔다간 피투성이가 될 깨진 유리 조각들은 도로 붙여도 원래대로 복구될 가능성이 제로다. 그럼 그냥 부드러운 걸로, 천 같은 걸로 둘둘 감싸 버리면 된다. 아무도 다치지 않게, 유리 조각이 왜 깨졌는지까지 잊어버리게. 좋은 것만 보이게.
“김선오, 너 그거 기억나지? 아우슈비츠 배경 영화. 1학년 때 학교에서 봤었잖아. 2차 대전 때 수용소에 아빠가 아이랑 갇혔는데, 아이한테 연극인 것처럼 꾸미잖아. 무서워하지 말라고, 이거 다 가짜라고. 그래서 아이가 그 상황을 버텨 내잖아. 네 말대로라면 그 아빠가 거기서 애한테 우리는 여기서 절대 못 나간다, 다 죽을 거다,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나았겠냐? 세상이 이렇게 잔혹하다고, 희망이 없다고 진실을 말해야 했겠냐고!”
끔찍한 현실은 절대 바뀌지 않을 테니 아빠는 아이에게 오색 빛깔 예쁘게 칠해진 색안경을 씌워 준 거다. 그러면 안경을 쓰고 있는 동안에는 행복할 수 있겠지. 우리가 사는 현실도 비슷하다. 목숨까진 안 걸렸어도, 안 보는 게 더 나은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