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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8243885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19-04-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 5
작품해설 | 이경철(문학평론가·전 중앙일보 문화부장) • 139
제1부
유채꽃 피는 3월부터 3개월 • 11
물풀 • 14
나는 지금 세곡동으로 간다 • 16
깃털 하나 • 18
고드름 • 19
흙비 • 21
죽전리竹田里에서 • 22
아무것도 아닌 • 28
종소리 • 30
수술실 앞에서 • 33
마음 • 34
아버지의 뒷모습 • 36
은행나무 아래 구두 수선점 • 38
매미소리 • 40
휴일 • 41
다림질 잘 하는 남자 • 44
가을에는 • 49
나이테 • 50
관심 • 52
그리움 • 53
제2부
지퍼를 올리며 • 57
또래 • 58
거미 • 60
그 이후의 여행 • 63
나의 공간 • 64
강남에 가면 자작나무가 있다 • 66
서울 허수아비 • 70
까치집 • 71
하수도 • 72
억새 • 74
목련나무에게 • 76
자화상 • 78
출근길 • 79
신新 법어, 함께 • 80
거울로 본 풍경 • 85
미세먼지 주의보 •86
봄길 • 88
지문 • 90
추억의 건빵 • 92
선풍기 • 93
제3부
강이 보이는 마을 • 97
나는 도청기를 갖고 있지 않다 • 98
행복론 • 100
사실조사서 • 103
퇴직 • 104
양수리에서 • 106
구원 • 108
구시포 가는 길 • 110
거미줄 • 114
청계천 • 116
자작나무 앞에 서면 • 118
가을나무 • 120
피사의 사탑 앞에서 • 123
눈오는 저녁 • 124
시 • 126
순종 • 128
딱 한 줄 • 130
환절기 • 133
바람 시 • 134
회전문 • 138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음
나이 육십이 되면
나는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나이 육십이 되면
슬픈 일보다 기쁜 일들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저 너머
가슴 일렁이는 일들만 있을 것이라고
저 깊은 마음의 바닷속에
진주같은 부드러움만 일렁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이 육십이 되면
사람이 그리워지고
나이 육십이 되면
35
정말 앞으로 가기 싫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왜 미처 몰랐을까
나의 공간
휴일 아침 거실탁자에서
아파트 창밖을 바라보니
울긋불긋 정읍 내장산 단풍만큼이나
요란한 아파트 마당숲이다
한참을 보고 있자니 풍경은 어디가고
베란다 난간이 눈에 들어온다
집이 가장 자유로운 곳이라고 자위하던
생각이 급반전 되어
창살 안에 내가 갇혀 있다
가장 자유롭다고 생각했던 곳이
가장 넓다고 생각했던 곳이
가장 좁은 공간이었던 셈이다
강남에 가면 자작나무가 있다
강남에 가면
자작나무가 있다
역삼역 1번 출구
사람들이 외면하는 뒷길
야윈 녀석들 몇몇이 서서
겨울 이야기를 한다
한강 바람은 압구정을 거쳐
역삼동으로 불어와
녀석과 귀엣말로
도시를 하얗게 만들어 보잖다
아침 햇살에 더욱 빛나는 육신들
도시의 푯대가 되고
흔들거리면서 부대끼면서
고해성사를 한다
강남에 가면
자작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