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변곡점

시인의 말 4
평설 | 김길웅(시인・문학평론가) 148

1부―
낙일 ・13 나리꽃 ・14 나비의 연정 ・15 기도 1 ・16
생의 파동 ・18 동백꽃 ・19 겨울비 ・20 닥그네 포구 ・22
시원의 바람 같은 ・24 위대한 실수 ・26 산과 골 ・28
즉답의 순도 ・29 억새 앞에 서면 ・30 홍시 ・32
어머니의 식사 ・33 통찰 ・34 바위 ・35 귤 ・36
순명 ・38 장미의 대답 ・39 날개를 위하여 ・40 걷고 또 걸으며 ・42

2부―
추억 ・47 나무의 지향 ・48 낙화 1 ・49 행복 포획술 ・50
생의 단면 ・52 걷노라면 ・53 독서 ・54 병상을 스캔하며 ・56
월야 ・58 생을 생각하며 ・59 풍경3 ・60 붉음 ・62 급하다 ・63
사유의 변곡점 ・64 침묵의 잉태 ・66 수석 ・68 눈 ・70 물들다 ・72
낙엽 4 ・73 어울림 ・74 잔디를 깎으며 ・75 뻗어라 ・76

3부―
꽃의 미학 ・81 때론 ・82 낙화 2 ・83 빈 의자 ・84 사모곡 1 ・86
폭포 ・88 벚꽃 ・89 찰학관 앞에서 ・90 이별 ・92 섬 ・94
동작 그만 ・95 남원큰엉 ・96 짧은 행복 ・98 그리움 ・99
충만을 꿈꾸는 허공 ・100 여명 ・102 낙엽 2 ・103 살다 보면 ・104
풍경 4 ・106 가을 마중 ・108 슬픈 개명 ・109 바다의 추임새 ・110

4부―
묵상 ・115 인생 ・116 앓다 ・118 사모곡 2 ・120 시류 ・122
낙화 3 ・123 관계 2 ・124 내 생의 초상 ・126 하늘 정원 ・128
비움 ・129 아내 ・130 농무 ・132 단상 1 ・133 그믐달 ・134
시인 ・136 뒷모습 ・137 단상 2 ・138 시소 ・139 거울 ・140
낙엽 3 ・141 여정 ・142 풍경 ・143

나비의 연정


노랑나비가
분꽃을 찾아와

문 열어 놓고
파르르 떠는 꽃의 마음에
찰나의 시간을 망치질하고
아로새긴 연정을 거둬들인다

서럽지 않아 더 서러운
이별의 날갯짓
훗날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추억


첫 키스가
입안에 둥지를 틀더니
텃새 되어 달콤한 알을 낳네

알 속의 그리움 하날
꺼내 먹다가
시나브로 이가 삭아

끈질기게 밀려오는
치통, 치통
첫사랑의 통증이여

짧은 행복


도색공 셋이서
종일 땀 흘리더니
주황색 기와가 청색으로 바뀌고
벽체는 승복 입었네

저물녘 산책 나서며
아내가 던지는 한마디

“온 동네가 환해졌네요.”

껍데기가 환하니
마음에도 빛이 드는가

물신주의라고
비웃지 마소
사흘 동안만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