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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861155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11-25
책 소개
목차
예문관의 남장 여인 - 10
다시 나타난 정난일기 - 70
임금의 숨소리까지도 기록하라 - 138
노산군일기 - 206
수양의 당부 - 264
리뷰
책속에서
그날 이후, 세주는 며칠 동안 은후에게 사관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뿐 아니라, 상대방의 말과 행동을 초서草書로 빠르게 흘려 쓰는 요령, 기사를 취재하는 방법 등 사관이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항들을 소상하게 가르쳤다.
그런 와중에도 세주는 줄곧 머릿속에서 한 가지 의문점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것은 은후가 혹시 여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여인처럼 곱상하게 생긴 그의 모습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던 것인데, 세주는 어느 순간부터 그가 남장을 한 여인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강하게 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관복을 벗겨 속을 들여다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는 혼란스럽기만 하던 참이었다.
수양이 정난공신들을 멀리하고 적개공신들을 우대하기 시작한 결정적인 이유는 다섯 달 전에 발생했던 그 사건 때문이었다. 이시애의 난을 겨우 진압한 뒤인 지난해 시월, 나라가 몹시 어수선한 지경에 있을 때 춘추관에 보관하고 있던 정난일기靖難日記가 갑자기 사라지는 해괴한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을 두고 수양은 공신들(정난공신)을 의심했고, 반면 공신들은 그들대로 수양을 의심했다.
조석문이 자세를 바로 고쳐 앉으며 근엄한 표정으로 좌중을 둘러보았다.
“자, 진정들 하세요. 사관을 가려 뽑는 일은 몹시 중한 일입 니다. 9품 말직 관원 한 명을 뽑기 위해 아침부터 당상들이 이렇게 모이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예문관 직제학 심찬에게 말했다.
“명단에 있는 후보자들에 대해 말씀해 보세요.”
심찬이 따로 준비해온 문서를 펼쳤다.
“신 급제자 안명윤은 이조판서를 지낸 안현세의 자제로 재주 와 성품이 고루 뛰어나다는 평이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이번 문과에 급제한 하계환은 대사헌을 지낸 하제중의 자제로서 유학자가 지녀야 할 덕목뿐만 아니라 문장 또한 뛰어나다는 평입니다. 마지막으로 천거된 홍문관 정자 이균필은 성균관 지사를 지낸 이공근의 자제로서 그 또한 재주로 보나 성품으로 보나 한림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입니다.”
춘추관 동지사 주세길이 확인하듯 물었다.
“벌열 가문의 자제들이니 세계世系에는 흠이 없겠군요?”



















